김석동 금융위원장은 지난 9일 "론스타 문제를 빠른 시간 안에 해결해 하나금융지주의 외환은행 인수 문제를 조속히 결론 낼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 같은 말이 며칠 만에 빈말이 됐다. 인수를 전제로 2조8000억원의 유상증자와 회사채 발행을 실시하고 차기 외환은행장까지 내정한 하나금융지주는 혼란에 빠졌다. 된다, 안 된다 분명하게 결론을 냈어야 했다. 론스타의 매각 시도가 무산되기는 이번이 벌써 세 번째다.
론스타가 금융자본인가, 산업자본인가를 판단하는데도 4년을 끌었다. 정부에서 쉽게 결론을 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면 최소한 지난해 말 하나금융이 론스타와 외환은행 인수합의를 할 때 중지시켰어야 했다. 그대로 놔뒀다가 6개월이 지난 지금에 와서야 인수 자체를 사실상 무산시키는 모습은 무책임하고 수긍하기 어렵다.
금융위의 무소신은 저축은행 사태로 요즘 금융당국이 비판의 도마에 오른 것과도 무관치는 않을 것이다. 더욱이 이명박 대통령까지 직접 찾아가 질타하는 분위기에서 관리들이 적극적으로 나서기 어려웠을지 모른다. 외환은행 매각에 꼬인 매듭을 풀고 국내외 신뢰 회복을 위해 정말 청와대가 나서야 하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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