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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명철의 인사이드스포츠] 축구도 런던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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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명철의 인사이드스포츠] 축구도 런던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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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브라질 월드컵 축구대회와 2012년 런던 올림픽 남자 축구 아시아 지역 예선을 앞두고 있는 대한축구협회가 국가대표팀과 23세 이하 대표팀의 일부 우수 선수 중복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는 소식이다.

예전 같으면 마구잡이로 두 대표팀에서 모두 뛰도록 했을 것이다. 차범근의 경우를 보자. 차범근은 약관의 나이에 국가대표 선수로 뽑혀 김호, 이회택, 노흥섭 등 선배들과 함께 1972년 5월 방콕에서 열린 제5회 아시안컵에 출전했다. 이보다 앞선 4월에는 같은 곳에서 벌어진 제14회 아시아청소년선수권대회에 참가했다. 한국은 두 대회에서 모두 준우승했다.
이어 7월 콸라룸푸르에서 열린 제16회 메르데카배대회에 나섰고 홈그라운드의 말레이시아와 치른 결승에서 2-1 승리를 결정짓는 골을 터뜨렸다. 축구 올드 팬들은 차범근이 하프라인 근처에서 드리블을 시작해 말레이시아 수비진을 무너뜨리고 결승골을 넣은 장면을 아직도 기억하고 있다. 9월에는 도쿄에서 개최된 제1회 한일정기전에 출전했다. 이 경기는 2-2로 비겼다.

이게 다가 아니다. 14일 정기전을 치른 차범근은 곧바로 귀국해 20일 서울운동장에서 개막한 제2회 박대통령배쟁탈아시아대회에 나섰다. 한국은 준결승에서 당시 아시아 축구의 강호였던 버마(미얀마)에 0-1로 져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일년 내내 각급 국가대표팀에 불려 다니는 사이 고려대 선수로 국내 대회도 치렀다. 그때는 그랬다.

축구협회는 행복한 고민을 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국가대표로 뽑힐 만한 기량을 갖춘 20살 안팎의 우수 선수들이 한꺼번에 많이 나왔기 때문이다.
축구협회는 물론이고 팬들도 눈높이가 꽤 높아진 것 같다. 월드컵 단골손님일 뿐만 아니라 4강(2002년 한일 대회), 원정 대회 첫 승(2006년 독일 대회), 원정 대회 첫 1라운드 통과(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회) 등 최근 10년 사이 상당한 수준의 성적을 올렸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인지 올림픽 축구를 보는 눈이 예전만 못한 듯하다.

그러나 올림픽 축구를 결코 낮게 봐서는 안 된다. 2008년 베이징 대회를 끝으로 야구가 올림픽 정식 종목에서 빠지면서 이제 올림픽에서 볼 수 있는 단체 구기 종목은 축구(1900년~)와 필드하키(1908년~), 농구(1936년~), 배구(1964년~), 핸드볼(11인제 1936년, 7인제 1972년~)밖에 없다.

현실적으로 봤을 때 농구는 남녀 모두 본선 출전이 쉽지 않다. 배구는 2008년 베이징 대회 때 남녀 모두 출전하지 못했다. 농구는 그나마 아시아선수권대회 우승이라는 기대해 볼 만한 구석이 있지만 배구는 월드컵과 세계 예선 등 매우 힘든 과정을 통과해야 한다. 하키의 경우 여자는 이미 본선 출전권을 획득했다. 남자는 내년 4월 일본에서 열리는 세계 예선에 나선다. 핸드볼은 오는 10월 우리나라와 중국에서 각각 열리는 아시아 예선에서 남녀 모두 무난히 본선 티켓을 거머쥘 것으로 보인다.

참가에 의의가 있다곤 하지만 전 세계인이 지켜보는 올림픽은 국력을 과시하는 무대가 될 수밖에 없다. 단체 구기 종목이 몇 종목 들어가야 개회식에 입장하는 선수단의 규모를 어느 정도 맞출 수 있다. 한국은 1948년 런던 올림픽에 67명의 적지 않은 선수단을 파견해 신생국 '코리아'를 전 세계에 알렸다. 정국도 어수선했고 나라 경제력도 미약했지만 축구와 농구가 출전해 제법 큰 규모의 선수단을 꾸릴 수 있었다. 복싱(한수안)과 역도(김성집)에서 메달(동)도 땄다. 한국 스포츠와 특별한 인연이 있는 런던에서 64년 만에 다시 하계 올림픽이 열린다.

한국은 선배 축구인들의 노력으로 정부 수립 전인 1948년 5월 21일 국제축구연맹에 가맹했다. 그리고 처음으로 출전한 국제대회가 1948년 런던 올림픽이다. 한국은 1회전에서 멕시코를 5-3으로 꺾었으나 8강전에서 우승국인 스웨덴에 0-12로 크게 져 탈락했다. 서울에서 기차를 타고 부산으로 간 뒤 그곳에서 배를 타고 요코하마로 갔고 그곳에서 다시 배를 타고 홍콩으로 가 프로펠러 비행기를 여러 번 갈아타며 런던에 도착했으니 좋은 성적을 기대하는 건 무리였다.

이 대회 이후 한국 축구는 1964년 도쿄 올림픽에 한 차례 출전한 뒤 1988년 서울 올림픽에 자동 출전권을 갖고 나서기까지 오랜 기간 올림픽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도쿄 올림픽에서는 체코슬로바키아에 1-6, 브라질에 0-4, 아랍공화국연합(이집트+시리아)에 0-10으로 대패했다. 1971년 9월 서울에서 열린 아시아 동부지역 예선에서 말레이시아에 0-1로 발목이 잡혀 1972년 뮌헨 올림픽에 출전하지 못한 쓰라린 기억은 아직도 축구 팬들의 뇌리에 박혀 있다.

한국 축구는 월드컵에서는 아시아의 강자다운 성적을 자랑하고 있으나 올림픽에서는 일본, 이라크 등에 밀리고 있다. 아래는 아시아 나라들의 올림픽 축구 성적이다. 올림픽 축구를 가볍게 봐서는 안 될 또 하나의 까닭이다.

[아시아 국가 역대 올림픽 축구 성적]

1936년 베를린

일본(김용식 출전) 1회전 3-2 스웨덴, 8강전 0-8 이탈리아

1948년 런던
중국 1회전 0-4 터키
한국 1회전 5-3 멕시코, 8강전 0-12 스웨덴

1952년 헬싱키
인도 예선 1-10 유고슬라비아

1956년 멜버른

일본 1회전 0-2 호주
인도네시아 8강전 0-0 소련 0-4 소련(무승부로 재경기)
인도 8강전 4-2 호주, 준결승 1-4 유고슬라비아, 3위 결정전 0-3 불가리아

1960년 로마
대만 조별 리그 3패 탈락
인도 조별 리그 1무2패 탈락

1964년 도쿄
일본 조별 리그 1승 1패 8강 진출, 8강전 0-4 체코슬로바키아
이란 조별 리그 1무2패 탈락
한국 조별 리그 3패 탈락

1968년 멕시코시티
일본 조별 리그 1승2무 8강 진출, 8강전 3-1 프랑스, 준결승 0-5 헝가리, 3위 결정전 2-0 멕시코
이스라엘(당시 아시아축구연맹 소속) 조별 리그 2승1패 8강 진출, 8강전 1-2 불가리아
태국 조별 리그 3패 탈락

1972년 뭰헨
말레이시아, 버마, 이란 조별 리그 1승2패 탈락

1976년 몬트리올
조별 리그 이스라엘 3무, 이란 1승 1패, 북한 1승1패 8강 진출
8강전 이스라엘 1-4 브라질, 북한 0-5 폴란드, 이란 1-2 소련

1980년 모스크바
조별 리그 쿠웨이트, 이라크 1승2무 8강 진출
8강전 쿠웨이트 1-2 소련, 이라크 0-4 동독
시리아 조별 리그 1무2패 탈락

1984년 로스앤젤레스
조별 리그 카타르?이라크 1무2패, 사우디아라비아 3패 탈락

1988년 서울
조별 리그 한국 2무1패,이라크 1승1무1패, 중국 1무2패 탈락

1992년 바르셀로나
조별 리그 카타르 1승1무1패 8강 진출, 8강전 0-2 폴란드
조별 리그 한국 3무, 쿠웨이트 3패 탈락

1996년 애틀랜타
조별 리그 한국 1승1무1패, 사우디아라비아 3패, 일본 2승1패 탈락

2000년 시드니
조별 리그 일본 2승1패 8강 진출, 8강전 2-2(승부차기 4-5) 미국
조별 리그 한국 2승 1패, 쿠웨이트 1승2패 탈락

2004년 아테네
조별 리그 이라크 2승1무 8강 진출, 8강전 1-0 호주, 4강전 1-3 파라과이, 3위 결정전 0-1 이탈리아
조별 리그 한국 1승2무 8강 진출, 8강전 2-3 파라과이
조별 리그 일본 1승2패 탈락

2008년 베이징
조별 리그 한국 1승1무1패, 중국 1무2패, 일본 3패 탈락

신명철 스포츠 칼럼니스트



스포츠투데이 조범자 기자 anju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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