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27개국으로 구성된 EU는 세계 경제의 30%를 차지하는 최대 시장이다. 2009년 기준 국내총생산(GDP)이 16조4000억달러로 미국의 14조3000억달러를 넘어선다. 우리의 제2위 교역국이기도 하다. FTA 발효로 얻을 수 있는 경제적 효과는 상당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무역협회는 이번 한ㆍEU FTA로 한국의 FTA 교역 비중이 15%에서 25%로 올라가 일본(17%)이나 중국(19%)을 추월하게 된다고 밝혔다. 우리의 GDP를 10년간 최대 5.6% 끌어올리고 일자리도 25만개 늘어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밝은 곳이 있으면 어두운 곳도 있는 법이다. 자동차, 전자 등은 수출 확대가 예상되지만 농축산업과 도산매 유통, 중소 의류업 등은 타격이 불가피하다. 이들에 대한 지원책을 소홀히 해서는 안 될 것이다. 그런 점에서 국회가 축산농가 지원방안을 포함한 농어업인 지원 특별법과 기업형 슈퍼마켓(SSM) 입점제한 범위를 확대한 유통산업 발전법 개정안을 FTA 비준 동의안과 함께 처리하지 않은 것은 아쉽다.
실제 발효를 위해 꼭 필요한 공인회계사법, 부정경쟁방지법, 외국법자문사법 개정안 등 이행 부수 법안을 처리하지 않은 것도 문제다. 서둘러 처리해야 할 것이다. 덧붙여 미국 정부와 의회가 최근 한ㆍ미 FTA 실무협의에 들어가기로 합의했다고 하는 만큼 우리 국회도 조속히 비준 절차에 나서주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