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상수, 정치적 진퇴 갈림길..박근혜 존재감 더 부각될 수도
접전지 3곳 중 2곳을 승리하면 대안부재론이 불거지면서 안 대표 체제가 유지될 수 있다. 문제는 어느 곳을 승리하느냐 여부다. 강원, 김해에서 승리하더라도 '분당만은 패배해서는 안된다'는 게 한나라당의 기류다. 분당에서 패할 경우 수도권 의원들의 동요는 물론 공천책임론을 놓고 극심한 내홍이 벌어질 수 있다. 접전지 3곳 중 1곳만 승리하거나 전패할 경우 후폭풍은 예상하기 힘들다. 안 대표의 퇴진은 불가피하고 비상대책위원회 구성 및 조기 전당대회의 시나리오가 본격 가동될 수밖에 없다.
아울러 이번 재보선 결과에 차기 주자 1위인 박근혜 전 대표의 정치적 위상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도 관심사다. 박 전 대표는 그동안 재보선을 지원해달라는 끊임없는 러브콜을 받아왔지만 완곡하게 거절해왔다. 박 전 대표는 선거 다음날인 28일 대통령 특사로 유럽방문에 나서기 때문에 재보선 영향권에서 비켜나 있다. 다만 여권 일각에서는 접전지 3곳에서 박빙의 승부로 패배할 경우 박근혜 책임론이 떠오를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당이 어려운 상황에 처했는데도 지도자로서의 의무와 지원을 외면했다는 비판이다.
◆손학규·유시민 '정권교체 희망' 찾을까
야권에서 기대하는 이상적인 재보선 결과는 분당을과 김해을 두 곳 모두 승리하는 것이다. 이 경우 야권연대는 더욱 탄력 받을 수 있고 내년 총선과 대선에 대한 야권 지지층의 기대감도 높아질 전망이다. 무엇보다 '박근혜 대세론'에 정면 승부할 수 있다는 자신감 회복의 계기가 될 수 있다. 가장 큰 수혜자는 손학규 대표다. '경기도의 강남'이라고 불리는 한나라당 텃밭에서 거둔 승리는 손 대표의 당 장악력을 굳건하게 하고 야권에서의 정치적 위상도 높아질 수 있다.
김민전 경희대 교수는 아시아경제와 통화에서 "이번 선거의 의미는 분당을에서 찾을 수 있다"며 "한나라당의 텃밭인 분당을이 흔들린다는 것은 수도권 절반이 흔들리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정치평론가 고성국 박사는 "분당을 선거는 야권이 정권을 교체할 수 있느냐의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며 "분당을 승리로 향후 대선은 박근혜 전 대표와 손 대표 간 양자구도로 굳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손 대표가 분당을에서 패배할 경우 당 장악력은 위축되면서 당내 대권주자 간 경쟁구도는 이전보다 치열해질 전망이다. 다만 한나라당 후보와 격차가 근소한 차이일 경우에는 선거 패배 책임론에서 빗겨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김 교수는 "손 대표는 적진에 희생하면서 들어간 것"이라며 "손 대표에게 책임론을 거론하기 쉽지 않겠지만 대선주자로서의 입지는 약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김해을 선거의 경우 패배에 대한 후폭풍은 큰 반면, 승리에 따른 열매는 상대적으로 작다고 분석했다. 김해을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고향으로 한나라당보다 야권에게 상대적으로 유리한 지역이라는 이유에서다. 김 교수는 "참여당이 승리하더라도 유 대표에게는 상처가 많은 승리일 수밖에 없다"며 "야권연대 협상과정에서 절대 손해를 보지 않겠다는 이미지를 보여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성곤 기자 skzero@
김달중 기자 d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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