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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D수첩 >은 어디로 간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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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D수첩 > 화 MBC 오후 11시 15분
사랑의 교회 건축 특혜 논란과 구제역 그 후의 이야기. < PD수첩 >이 방영한 이 두 가지 논란에는 중요한 공통점이 있다. 기준이 없기 때문에 논란의 소지는 될지언정 원칙적으로 잘잘못을 따지고 고발할 수 있는 내용은 아니라는 점이다. 공공도로의 지하 점용을 둘러싼 사랑의 교회 건축 특혜 문제를 앞에 두고 교회의 입장은 명확하다. 담당자인 서초구의 재량에 따라 허가 되었고, 그 절차상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구제역 보상금으로 송아지 값을 8만 원으로 책정한 정부의 입장도 마찬가지다. 농협 기준으로 보상금을 책정했으니 문제는 없다는 설명이다. 비록 선례는 없지만 국가가 허가했고, 원래 기준가가 없기 때문에 유일한 공식 측정가를 선택했다는 설명 앞에서 < PD수첩 >의 문제제기는 그 의미를 잃고 다음으로 나아가지 못했다.

그렇다면 여기서 길을 잃은 < PD수첩 >은 어떤 방향으로 갔을까? < PD수첩 >은 사랑의 교회의 신축 논란에서 교회를 비판한 몇몇 성도들을 찾아가 의견을 들었고, 계속되는 신축 논란 앞에서 더 엄격한 원칙을 적용해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리고 구제역 사태와 관련해서는 어려운 형편에 처한 축산 농가의 형편을 살핀 뒤 실질적, 합리적 기준이 필요하다는 말로 마무리를 지었다. 하지만 그 정도의 결론은 취재 내용을 객관적으로 본 시청자라면 누구나 내릴 수 있는 것이다. < PD수첩 >은 가던 방향으로 한 발 더 나아가 다른 사적인 용도의 건물에는 안 되고, 동대문구에서도 안 되는데 서초구의 사랑의 교회에서는 왜 가능했는가를 집요하게 물었어야 했다. 그리고 구제역 사태 이후 보상 정도에 대한 정부의 기준을 더 명확하게 묻고, 현 상황에 대한 해답을 농가가 아닌 정부 측에 요구했어야 했다. < PD수첩 >이 지금까지 ‘우리 시대의 정직한 목격자’로 남아있을 수 있었던 것은 뻔한 해답이나 당연한 풀이를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질문을 던져왔기 때문이다. 언제나 ‘왜’인지를 물었던 < PD수첩 >은 어디로 간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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