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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한나의 캐디편지] 내가 골프 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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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디 일은 단순한 직업이라는 생각을 하기가 쉽습니다.

예전에는 저도 그랬었지요. 사실 상당수 캐디들이 단순히 돈을 버는 일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이렇게 되면 고객들과의 라운드는 무료해지기 일쑤죠. 하지만 연차가 쌓이면서 새로운 느낌이 생겨납니다. 바로 '공감'입니다. 고객의 생각을 받아들이고 이해하면 일도 쉬워지고, 사명감도 생깁니다.
물론 억지로 만들기 힘든 부분이 또 공감입니다. 직접 고객의 입장에서 생각과 행동을 느낄 수 있어야 된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제가 골프를 시작하고, 캐디가 아닌 고객의 입장이 되어 보는 까닭입니다. 저에게는 하루 종일 시간을 투자하고, 20만원이 넘는 돈을 쓰면서 골프를 치는 게 자주 오는 기회가 아닙니다.

가끔씩이지만 그래서 라운드를 나갈 때마다 골프장에서 느끼는 모든 감정을 고스란히 간직하려 노력합니다. 라운드가 끝나고 가장 먼저 기억나는 게 그 골프장의 풍경과 스코어 카드, 그리고 캐디였어요. 여러 골프장을 다니면서 끝까지 기억에 남는 캐디가 있습니다. 바로 저와 공감을 하는 경우입니다. 제 입장을 이해하고 마음을 헤아려 주는 캐디 말입니다.

고객의 입장이 되어보니 공감이라는 의미가 더 확실하게 와 닿았고 캐디로서 고객들과의 라운드도 뜻 깊어지더라고요. 고객과 같은 눈높이에서 같은 곳을 바라보니 생각이나 실수를 헤아리는 마음의 눈이 생겼습니다. 잘 치는 고객 보다는 그저 최선을 다하고 스코어가 한 타라도 더 줄어들길 바라며 조언을 합니다.
"캐디는 골프를 알아야한다"는 말이 괜히 있는 게 아닌가 봅니다. 내 자신이 먼저 지식을 습득하고 그 안에서 재미를 찾아내고 즐거움을 만들어 가는 캐디가 진정 고객과 공감하는 캐디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스카이72 캐디 goldhann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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