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일부는 불만섞인 평가를 내놓았다. 상호 투자에서는 양국이 수확을 거뒀지만 쟁점이었던 위안화와 인권 등의 문제에서는 절충점을 찾지 못햇다는 것이다. 특히 영국의 일간 파이낸셜타임스는 450억 달러라는 '거창한' 숫자에도 성사된 거래(deal)가 이미 발표된 것이거나 양해각서(MOU)일 뿐 확실한 보증이나 매출, 일자리가 아니라고 혹평했다.
그렇다고 해서 중국이 미국과 대립각을 세우려는 것으로 해석하는 것도 오판이다. 중국외환교역중심은 달러-위안화 환율을 지난 19일 6.5885위안으로 고시했다. 13일 달러당 6.5위안대로 떨어진 이후 최저치다. 위안화 가치를 최고로 올려놓은 것이다. 중국은 위안화의 급격한 절상 요구는 수용하지 않되, 서서히 올려서 경제에 주는 충격을 덜고 미국의 불만도 누그러뜨리려는 것으로 보는 게 옳지 않을까.
빠르든 늦든 위안화 절상은 중국의 가격경쟁력을 떨어뜨리는 만큼 경쟁국인 한국에는 호재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후진타오의 '쇼핑리스트'를 자세히 본다면 한국이 넋 놓고 좋아할 것은 별로 없어 보인다.
열거하자면 끝이 없다. 그런데 가스터빈, 열병합발전소,고속열차,건설중장비,석탄가스화공정이 다 무엇인가? 한국이 주력 수출산업으로 삼고 있거나 차세대 먹을거리로 꼽고 있는 분야가 아닌가?
미국은 핵심기술은 빼놓고 단순히 제품 공급에만 그칠 수 있다. 그러나 과연 중국이 가만있을까?. 기술이전을 받고 안된다면 베끼기에 나설 것이다. 자동차와 항공기 등 첨단 제품을 찍어내고 있는 중국을 보면 불가능한 일도 아니다. 중국의 기술력은 이미 한국의 턱 밑까지 따라와 있다. 한국의 삼성중공업이 독점해온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도 최근 4척이나 수주했을 만큼 조선업에서도 기술력이 진일보했다. 그런데도 중국은 올해 연구개발(R&D)에 1537억 달러를 쏟아부을 예정이다. 미국 다음의 규모로 한국(448억 달러)의 세배나 되는 규모다.
중국이 미국 기술을 도입해 수출화에 나설 때 그것은 한국에는 재앙이 될 게 틀림없다. 번창하는 중국은 한국의 디스토피아(dy stopia)가 될 것이다. 일본 방문을 마치고 귀국하면서 한 이건희 삼성회장의 말을 한국 전체에 울린 경종이다. 5년,10년,20년뒤 중국이 세계를 지배하지 못할 것이라고 누가 장담할 수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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