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일 서울 삼성역 무역센터에서 만난 김영희 한국무역협회 중견전문인력센터장(사진)은 상당히 고무된 표정이었다. 그는 방금 취업이 된 중견전문인력센터 회원을 만나고 돌아오는 길이었다. 김 센터장은 "경찰보안행정 업무를 하시다 56세에 퇴직한 분이셨는데, 정말 열정적으로 제2의 직업을 찾으신 분"이라며 "여러 번의 이력서 수정작업, 교육 등을 거쳐 준비된 이후에는 초동보안관, 보안관리 경비 등 이력서를 내는 곳마다 합격 소식이 들려왔다"고 말했다. 결국 김 센터장이 관리하던 회원은 공무원 경력을 살려 행정사 사무소에 그것도 정규직으로 당당하게 취업했다.
센터를 이용해 이력서를 제출하는 경우, 사장과의 면담이 갑작스럽게 잡히는 경우가 많다. 갑자기 잡힌 약속인데도 불구하고 면접의상 등 사소한 것에도 최선을 다하는 모습, 본인의 능력을 살릴 수 있다면 해외취업도 선뜻 나서는 모습들에서 김 센터장은 감동을 받았다고 전한다.
무역협회 중견전문인력센터에서는 은퇴자들은 물론 30대 이상의 중견전문인력들이 본인의 경력을 십분 살리고 당당함을 갖출 수 있도록 교육한다. 온라인 이력서에 익숙지 않은 베이비붐 세대에게 본인의 경력을 살려 이력서를 쓰는 방법을 가르치거나 면접스킬, 취업전략 등도 강의한다. 하지만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부분은 단연 '변화관리'다. 김 센터장은 "중견전문인력들의 경우 화려한 경력과 나름대로 업계에서 힘을 쓰시던 분들이 많아 중소기업의 잘 갖춰지지 않은 시스템이나 문화를 못 견뎌하시는 분들을 볼 수 있다"며 "자기 자신을 내려놓는 것 또한 혁신이라는 모토로 상담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굉장히 건강하고 우수한 인력들이 일자리가 없어 고통스러워하고, 생계가 유지되지 않는다는 것은 결국 사회문제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며 "올해에는 기업과의 연계작업 뿐 아니라 인사담당자와의 세미나, 공단에서의 직접홍보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중견전문인력의 재취업에 힘쓸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업들은 이런 은퇴자를 원한다
◆8~15년 이상 특정 업계에서 일한 전문성, 경력
◆3번 이하의 이직(만약 이직 횟수가 많다면 이력서를 잘 작성해야 한다)
◆면접 시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사람
◆다른 기업의 문화와 시스템에 대한 열린 마음
◇성공적인 재취업을 위한 팁(Tip)
◆전문 기관을 이용해 신뢰도를 높이세요
◆이력서, 이미지, 업무매너 등 기본적인 틀은 반드시 갖추세요
◆간단한 비즈니스 영어 습득하세요. 취업의 문이 훨씬 넓어집니다
◆급하게 먹는 밥이 체합니다. 재취업하는 기업의 재무상태를 꼭 확인하세요
◆경직된 사고를 하지마세요. 기업들은 중견전문인력의 유연한 사고와 사회경험을 필요로 합니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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