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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몰아치는 ‘황색폭풍’ 세계 경제 쥐락펴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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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국가별 이슈로 살펴본 아시아 경제 파워

아시아 각국 성장속도 ‘완급 조절’… 서방 선진국 “부럽다”


아시아는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를 극복하면서 세계 경제 회복의 새로운 동력으로 떠올랐다. 금융 위기로 심한 몸살을 앓은 것은 똑같지만 경기 회복은 아시아 국가들이 빨랐다. 동남아시아의 싱가포르, 대만 등 일부 국가는 높은 성장률에 따른 부작용을 걱정해야 할 정도다.
아시아 경제의 중심엔 중국이 있었다. 중국은 일본을 제치고 세계 2위 경제대국에 오르더니 동남아 지역 경제의 주도권마저 거머쥘 태세다. 골드만삭스와 스탠다드차타드(SC) 은행은 2020년 중국이 경제 규모에서 미국에 앞설 것이란 전망도 내놓았다.

일본도 2011년 사실상 미국 주도의 환태평양 전략적 경제동반자 협정(TPP) 참여로 경제 부활을 꿈꾸고 있다. 홍콩은 위안화의 국제화를 추진하는 중심지역으로 부상하면서 또 한 번 금융이 강한 지역으로 부상했다.

20년 후에는 아시아가 G7 경제 규모를 추월하게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아시아 경제의 파워를 실감케 한다. 중국 일본 홍콩 동남아 등 아시아 각국의 2011년 주요 경제 이슈를 통해 아시아 경제의 파워를 미리 읽어본다. <편집자 주>
중국은 일본을 제치고 세계 2위의 경제대국에 올랐다. 사진은 상하이 야경(사진=연합).

중국은 일본을 제치고 세계 2위의 경제대국에 올랐다. 사진은 상하이 야경(사진=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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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적인 미래학자 존 나이스비트는 자신의 저서 <메가트렌드 차이나>에서 “미국의 독수리가 과거의 지위를 되찾으려 애쓰는 사이, 지구 반대편에선 제대로 무술훈련 받은 판다(중국의 상징동물)가 부상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중국은 20세기 말에 세계에 합류했지만 21세기 말엔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선수가 될 가능성이 높다”라고 표현했다.

#2010년은 중국의 경제력이 세상 밖으로 나온 한 해였다. 평소 ‘빛을 감추고 어둠 속에서 힘을 기른다’는 뜻의 도광양회(韜光養晦) 전법을 구사했지만 이젠 ‘할 말과 할 일은 한다’는 유소작위(有所作爲)의 모습을 보였다.

위안화의 급격한 절상은 오히려 전 세계의 재앙이 될 수 있다는 원자바오(溫家寶) 총리의 으름장이나 센카쿠열도를 둘러싼 일본과 대립에서 희토류 수출까지 지연시킨 사례가 그것이다.



2011년에는 비단 중국뿐 아니라 다른 아시아 국가들도 유소작위의 모습을 보이는 원년이 될 가능성이 크다. 세계 경제는 아시아 국가들의 경제적 부침 현상에 따라 좌우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중국, 한국, 일본, 동남아 등 아시아 국가들은 2010년보다 성장 속도가 떨어진다는 전망이 우세하지만 상대적으로 미국, 유럽보다 역동적이다.

미국 등 선진국들의 경기 부진은 여전히 끝이 보이지 않고 있다. 특히 미국 경제는 주택시장 위축, 재정 건전성 문제, 소득 증가율 정체 등이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 일본종합연구소는 <2011년 세계 경기전망 보고서>에서 “아시아와 서구의 경제 성장 격차는 전례 없이 벌어져, 경제적 역학관계가 아시아 중심으로 재편될 전조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중국 경제는 여전히 9% 내외의 성장률을 보일 것이며, 인도와 동남아시아 각국도 비슷한 고성장이 예상된다. 한국은 EU와 FTA 발효, 한미 FTA 체결 등으로 나름의 경제 영역 구축에 여념이 없다.

따라서 2011년 아시아 경제의 이슈로 떠오른 중국 소비시장의 폭발, 위안화의 거침없는 행보, 인도의 공격적인 경제 동맹 체결, 일본의 TPP 참여, 동남아 경제의 약진 등은 아시아 경제의 파워를 보여주기에 충분하다.


중국의 소비시장 물꼬가 터진다

2010년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와 제17기 5중전회에서 거론된 중국 경제의 안건은 ‘내수 확대’였다. 향후 5년간 중국 경제의 방향성을 제시한 12차 5개년 규획(12.5규획)도 역시 내수 중심의 성장 방식 전환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세계의 공장에서 세계 최대의 소비시장으로 화려한 변신을 의미한다.

중국 소비 시장의 확대는 2010년부터 본격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했다. 정부의 강력한 소비 확대 의지와 지속적인 소득 증대 덕분이다. 벌써 세계 최대의 자동차 생산국, LCD TV 소비국 등 다양한 세계 기록까지 줄줄이 세워지고 있다.

중국 자동차공업협회에 따르면 2010년 1~10월 중국의 자동차 판매는 1467만대. 전년 동기 대비 34% 증가했다. 세계의 자동차 브랜드들이 앞다퉈 중국에 진출하는 이유다.

일반 자동차 판매가 급증하자 외국산 자동차 수입도 늘었다. 외국산 자동차 수입은 2010년 70만대로 예상되며 2011년엔100만대를 넘어설 전망이다. 2011년에는 럭셔리 카 판매도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 전 세계 고급 자동차 판매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그 동안 1% 미만에서 2009년엔 7.9%로 급상승했다. 2011년엔 10% 이상의 명품 자동차들이 중국에서 소화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명품 사냥을 위해 해외로 나서는 중국인 관광객들만 봐도 중국인의 뜨거운 소비 열기를 확인할 수 있다. 중국의 주요 백화점엔 아예 중국에서만 볼 수 있는 명품들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해외 명품 브랜드 기업들은 중국 특색의 색깔과 문양을 넣은, 중국에서만 구입할 수 있는 독창적인 명품도 생산한다. 글로벌 기업들은 중국 내수시장 개척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며 소비자들의 입맛이 점점 고급화되는 경향에 빠르게 적응하고 있다.

중국인들의 명품 쇼핑은 국내외를 막론한다. 2010년 중국인 해외 여행객 수는 5400만 명, 여행 소비액 480억 달러로 전망된다. 중국도 이제 기회만 되면 밖으로 나가는 시대로 접어든 셈이다.


중국 여행객들 놀라운 구매력

국내 여행 업계의 관계자는 “5400만 명의 여행객도 적은 수가 아니지만 중국 인구에 비하면 여전히 빙산의 일각”이라며 “2011년 중국인 해외여행객은 더욱 크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 여행객의 증가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이들의 소비력. 물건을 고를 때 미리 수첩에 적어 오고 매장에서도 꼼꼼히 살펴보고 구입하는 일본인들과 다르다. 중국인들은 상대적으로 구매욕이 왕성하기 때문에 일부 매장의 상품을 모두 쓸어갈 정도다. 한 마디로 ‘통 큰 쇼핑’의 주역들이다.

세계관광기구(UNWTO)에 따르면 2009년 중국의 해외여행 소비 규모는 이미 세계 4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2020년에는 해외관광객 1억 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나라 인구의 두 배에 해당하는 수치다. 한국은 물론 일본과 대만 등 세계 각국이 중국인 해외여행객 유치에 온 힘을 쏟고 있는 이유다.

중국발 신년 이슈 중 주변 국가가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이 중국의 해외기업 M&A 같은 해외투자다. 중국 상무부의 발표에 의하면 2002년 27억 달러에 불과했던 중국 자본의 해외투자가 2009년엔 565억 달러를 넘었다. 중국의 해외투자 규모는 2008년 세계 12위였으나 2009년엔 세계 5위로 올라섰다. 2010년에도 10월까지 119개국 및 지역의 2570개 해외기업(금융 제외)에 405억 달러를 투자한 상황이다.


막강 자본 해외기업 사냥 본격화

심종범 우송대 중국학과 교수는 “2011년에도 해외기업의 M&A와 더불어 해외 천연자원의 선점을 위한 투자 확대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공격적인 M&A는 풍부한 유동성, 국유기업들의 자금 동원력, 정부의 지원, 위안화의 위력 등을 배경으로 가지고 있다.

최근 대표적인 사례가 중국 자동차업체인 지리(吉利)의 볼보자동차 인수, 중국와이하이(中國外海)석유공사의 미국 최대 석유회사 텍사코의 천연가스전 지분 34% 취득 등이다.

최근 중국기업들의 해외기업 인수합병에서 드러난 특징은 크게 두 가지다. 광업이나 금융물류 서비스 분야 비중이 높아지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광물 등 원자재 확보를 지속하면서 서비스 산업 경쟁력 강화 등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는 전략이다.

또 하나는 피인수 기업을 성장보다는 그 기업의 브랜드와 기술을 빌리겠다는 단기적 목적이 강하다. 이 점은 한국의 자동차 회사나 게임 등 IT 회사의 M&A를 봐도 쉽게 알 수 있다.

박한진 KOTRA 베이징KBC 부장은 “2011년엔 M&A를 포함, 제조업 분야의 해외 진출이 확대될 것”이라며 “각국의 견제가 심화되면서 세계 여러 곳에서 갈등도 빚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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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국가들, 다자간 경제협력 봇물

아시아 국가들의 발 빠른 경제통합 움직임도 신년의 이슈거리다. 중국의 원자바오 총리는 지난해 12월15일 중국기업인 등 방문단 300여 명과 함께 인도를 방문했다. 소식통에 의하면 이번 방문에서 중국-인도 간 200억 달러(약 23조 원)의 무역계약을 체결할 계획이라고 한다.

중국은 신년에 인도뿐 아니라 자국의 윈난성(雲南省)과 연계된 메콩강유역(GMS) 개발을 위해 라오스, 베트남, 캄보디아 등 동남아시아 경제 외교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아시아 국가들의 경제협력 구축 붐은 한국도 예외가 아니다. 아세안 주요 국가와 경제협력을 유지하면서 중국-일본과 FTA를 수면 밑에서 검토 중이다. 한미FTA는 이미 체결되었으며, 2011년 7월엔 한국-EU간 FTA가 본격적으로 발효된다.

2011년 경제협력의 최대 이슈는 역시 일본의 TPP 참여다. TPP는 FTA보다 더 강력한 관세 인하를 요구, 농수산물을 포함한 모든 품목에 대해 즉시 혹은 10년 내 관세 철폐를 원칙으로 하고 있다. 미국, 호주, 베트남, 말레이시아 등이 참가 의사를 밝히면서 규모가 급격히 커진 경제 동맹이다.

세계 경제 규모 2위 자리를 중국에 내준 일본은 한국의 잇단 FTA 체결 소식에 긴장하고 있으며, TPP 참여는 이런 일본 경제의 열세를 한 방에 해결해주는 유일한 대안이라고 생각한다. 일본 경제계에선 제2의 개국이라며 정부를 강하게 압박하고 있다.

임지훈 KOTRA 도쿄KBC 과장은 “일본 정부는 2010년 11월에 포괄적 경제연계에 관한 기본 방침을 책정하고,2011년부터 TPP 참여 협의는 물론 EU나 호주 등과 EPA 협상이 예정되어 있다”고 말했다.


위안화 기축통화화 드러낸 발톱

홍콩을 중심으로 위안화가 기축통화로 발돋움하는 움직임도 주목할 만한 이슈다. 홍콩은 경제자유도(무역 금융 화폐 등)가 16년째 전 세계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세계 최고의 금융과 물류의 중심지다.

홍콩의 금융관리국(HKMA, 중앙은행 기능)은 2010년 7월 인민은행과 위안화 업무 확대를 골자로 하는 협의 개정안을 체결했다. 이를 계기로 홍콩 내 보험, 펀드 등 위안화 표시 금융상품 판매가 늘어나면서 역외 위안화 유통이 빠르게 증가하였다.

2011년엔 해외 금융기관들이 중국 증권사를 통해 중국 본토에 직접 투자할 수 있도록 허용한 이른바 ‘소(小)QFII’ 실시도 본격화 될 것으로 전망된다. 위안화의 국제적 지위가 점점 커지는 상황이라 해외투자 기관들이 홍콩으로 더욱 집결할 것이다.

덕분에 위안화 결제 기업이 작년 초 365개에서 하반기엔 6만여 곳으로 늘어났다. 위안화의 무역결제액도 대폭 증가했다. 2010년 1분기183억 위안이었지만 3분기는 무려 1264억 위안으로 늘어났다.

신년엔 신흥국과 교역에서 절반가량이 위안화로 결제될 것이란 전망도 나오는 등 위안화가 국제 결제 통화로 부상하는 움직임이 거세다. 2011년 세계 경제 성장률은 선진국들의 경기 회복이 늦어지면서 2010년보다 떨어진다는 견해가 압도적이다. 게다가 중국의 긴축정책은 인도, 브라질 등 주요 신흥국들까지 이어져 동반 긴축 움직임이 나타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신흥시장 경제의 성장 속도 조절은 선진시장 경제 회복 속도를 떨어뜨릴 수 있기 때문에 세계 각국은 아시아 경제의 이슈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 2011년 아시아 경제의 이슈들은 세계 경제를 쥐락펴락하는 파워로 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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