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이은지 기자]인기 만화를 원작으로 화제가 된 '매리는 외박중'이 8일 베일을 벗었다. 뚜껑을 연 '매리는 외박중'은 기대와 달리 만화를 원작으로 한 드라마 중 실패한 드라마의 문제점을 고스란히 드러내며 실망을 안겨줬다.
지난 8일 첫 방송된 '매리는 외박중'은 전국시청률 8.5%(AGB 닐슨미디어리서치)로 출발, 9일 2부에서 0.5%포인트 하락한 8%를 기록했다. 문근영과 장근석의 만남, 인기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하고 있는 이 드라마가 초반부터 흔들리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최근 저조한 시청률을 기록하며 종영한 MBC 드라마 '장난스런 키스' 역시 만화가 원작이다. 만화는 큰 인기를 누렸지만 드라마는 3%대의 시청률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장난스런 키스'의 문제점은 각색에 있었다. 만화의 빠른 전개와는 달리 '거북이 전개'로 원작 팬들로부터 "지루하다"고 아우성을 들었다. 만화 속 현실감 없는 캐릭터를 그대로 옮겨와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기도 했다.
만화가 원작인 두 편의 드라마 '꽃보다 남자'나 '궁'은 이와 달리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큰 성공을 거뒀다. 두 작품은 처음부터 가상현실을 필조건으로 깔고 시작한다. '꽃보다 남자'에서는 '신화고등학교'라는 가상 명문고가 나오고, '궁'에서는 입헌군주제 체제의 대한민국을 가상현실로 끌어들인다.
'꽃보다 남자'와 '궁'처럼 드라마 속 현실세계를 탄탄하게 구축할 때만 시청자는 '가상현실'을 실제 현실세계로 생각하고 드라마에 몰입할 수 있는 것이다. 성공한 두 드라마는 이들만의 가상현실 속에서 현실감 있는 캐릭터를 구축했다
현실성 없는 설정은 주인공들의 캐릭터마저 뒤흔든다. 평소 안정적인 연기를 보여주는 문근영과 장근석도 이 작품에서는 빛을 발하지 못하고 있다. 사랑스러운 위매리와 천연덕스러운 보헤미안 강무결은 각각 문근영과 장근석에게 꼭 맞아떨어지는 캐릭터지만 드라마 속에서 시너지 효과를 내지 못한다.
결국 문제는 현실감과 개연성 없는 스토리에 있다고 말할 수 있다. 배우만 가지고 시청자들을 좌지우지할 순 없다. 배우들의 열연과 스토리, 연출까지 삼박자가 모두 갖춰져야 대박드라마가 탄생하는 것이다.
2회분의 방송만으로 '매리는 외박중'의 성패를 말할 순 없지만 현실성 없는 드라마는 시청자의 외면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성공을 꿈꾸는 '매리는 외박중'에 가장 필요한 것은 현실감 있는 스토리와 탄탄한 연출이 아닐까.
스포츠투데이 이은지 기자 ghdpss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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