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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중국과 미국의 헤게모니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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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강승훈 기자]

'중국과 미국의 헤게모니 전쟁'
에이먼 핑글턴 지음/ 이양호 옮김/ 에코리브르 펴냄/ 2만1000원
'중국과 미국의 헤게모니 전쟁'은 미국과 중국의 주도권 싸움, 특히 경제적 측면에서 힘의 경쟁을 심층적으로 다룬다. 이는 곧 현재를 분석함으로써 앞으로 국제 질서가 어떻게 재편될 것인지를 예측하는 데 근거가 된다.

이 책의 저자 에이먼 핑글턴은 중국이 몇십년 안에 세계 문제에서 점점 더 강력한 힘을 보유할 것임을 받아들이는 일이 미국 외교에 던지는 의미를 이야기한다. 미국인은 이제 글로벌리즘 '지구주의'이냐 '민주주의'냐 하는 시대적 선택을 해야 하며 두 가지 모두를 가질 수는 없다는 것이다.

두 국가가 조용히 치르는 싸움을 이야기하면서 저자는 먼저 세계가 서구의 예측과 다른 방향으로 변하고 있음을 제시한다.
최근 수십 년간 미국의 정책 결정과 관련한 지식 풍토가 오도되었다는 것. 여기에 서구식 자유시장 이론을 기반으로 한 미국의 자존심에 더욱 큰 생채기를 내는 일은, 중국 정부가 세계에서 가장 억압적인 국가에 속한다는 사실이다. 그런데 그 억압과 권위주의가 부를 쌓고 자본을 낳았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은 떠오르는 중국을 바라보는 미국의 대처 방법이라 할 만하다. 이 두 국가의 경쟁은 일정 정도 ‘체제 충돌’의 문제인데, 사실상 이들 두 체제는 양립 불가능하다. 지은이 에이먼 핑글턴에 따르면, 서구와 유교 지역 사이에 세계화가 급진적으로 진행되면서 구조적인 갈등이 일어났다.

미국 정부는 세계화라는 이데올로기 입장에서 중국이 부유해지면 자유주의 국가가 될 것이라는 데 패를 건다.

이 이론에 따르면 중국이 지속 성장을 할 수 있는 길이란 서구 민주주의와 자본주의를 받아들이는 것이고, 중국이 부유해지는 과정이 베이징 정부의 권위주의를 잠식시키는 데 한몫을 할 것이라는 것이다. 이런 시각에는 서양 철학이 보편적 진실이라는 전제가 깔려 있다.

그러나 이 책은 생활수준 향상이 필연적으로 정치 자유화로 이어질 것이라는 생각은 신화라고 못 박는다.

아울러 세계 무역 면에서 중국의 방식이 미국의 방식보다 결과적으로 우세했으며 유교 사회가 서구 사회보다 더 강하다는 점을 인정한다. 이런 태도의 기저에는 미국 경제에 대한 위기의식은 물론이고 동아시아 유교 국가와 권위주의에 대한 두려움이 있다.

또한 이 책은 지정학적 관점에서 볼 때 중국 경제가 단순히 한국 수준의 1인당 소득으로도 군사 기술 면에서 다른 국가들보다 더 많은 비용을 지출하는 데 어려움이 없을 것이고, 따라서 군사력에서 세계 제일인 미국을 앞설 것이라고 밝힌다.

에이먼 핑글턴은 서구의 중국 전문가들이 현상 분석에 오류를 범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이를테면 영국의 경제평론가 윌 허튼은 중국이 1980년 도입한 1자녀 정책이 높은 저축률을 달성한 결정적 원인이었다고 주장했지만, 미래에 대한 불안이 국가 저축률 부양에 필요한 요소라면 제3세계는 이미 오래전에 선진국으로 진입했을 것이라는 것이다.

핵심은 중국의 광범위한 소비 억제 정책에 있다는 것. 그가 말하는 중국의 소비 억제 정책의 주요 측면은 무역 장벽, 신용 통제, 반소비적 토지 정책, 가격 담합, 여행 제한 등이다.

핑글턴은 서구의 관찰자들이 현지에 가보지도 않고 연구하면서 동아시아의 저축 현상을 수수께끼처럼 생각한다고 추측한다.

이것이 서구가 동아시아를 보는 방식이고, 소비 억제는 동아시아의 굳건한 비밀과 같다. 그런데 핑글턴에 따르면 미국 기관은 유교 지역의 도전 규모를 이해하기보다는 인정하지 않는 정책으로 일관한다고 지적한다.

에이먼 핑글턴은 중국이 미국 사회를 스텔스처럼 몰래 침투함으로써 느리지만 확실히 미국의 가치와 제도를 잠식할 것이라고 확신한다.

다시 말하면, 중국이 미국처럼 되는 것이 아니라 미국이 중국처럼 될 것이라는 뜻이다. 핑글턴은 이를 ‘역(逆)수렴’이라고 설명한다.

결국 미국의 심각한 무역 적자를 언급하면서 그가 미국 정부에 제시하는 해결책은 관세다. 그러나 중국 정부가 2015년까지 노동자 임금을 2배 인상하는 방안을 구체화하고 있는 지금에 와서는 중국의 저임금 현상이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어찌 되었든 서구에서 바라던 대로 중국 경제 판도가 흘러갈지는 지켜봐야 할 일이다.




강승훈 기자 tarophine@
<ⓒ아시아경제 & 스투닷컴(stoo.com)이 만드는 온오프라인 연예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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