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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 우리금융 M&A 끝내 참여 안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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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현정 기자]KB금융지주가 우리금융 인수전에 뛰어들지 않겠다고 선언한 가장 큰 이유는 '시기'가 적절치 않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이 1년 내 민영화를 매듭짓겠다고 밝히면서 체질개선에 돌입한 KB금융이 그 사이 전열을 완비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시간이다. '대규모 구조조정을 하지 않겠다'는 선언으로 화해무드가 조성된 노조와의 갈등이 재발하는 것도 어 회장에게는 커다란 부담이다.
어 회장은 2일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에서 "적자를 보고 있는 상태에서 어떻게 남의 회사를 흡수 합병할 수 있겠느냐"며 "입찰이 실제 진행될 6개월 뒤에도 은행이 좋아질 수 없다고 생각한다"며 우리금융 인수 가능성을 일축했다.

2분기에 6000억~7000억원 대손충당금을 추가로 쌓아 하반기에는 개선될 것으로 보이지만 세계 경제 상황에 따라 충당금이 더 생길 가능성을 안고 있어 빠른 시일 내에 정상화 될 수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어 회장은 "우리금융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1.1배이고 KB는 1.2배인 상황에서 주주이익 극대화에 얼마나 도움될지 모르겠다"며 주주가치 극대화에도 회의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KB금융의 PBR을 1.3~1.4배까지 높여야 주주이익이 극대화 되고 M&A도 가능하다는 것. 현 상황에서 우리금융을 인수한다 하더라도 주식매수청구권이 들어와 M&A가 성사될 수 없다는 설명이다.

우리금융 인수에 따른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 등으로 인한 노조와의 대립 구도도 피할 수 없다. 지난달 노조와 만난 자리에서 "직원들을 인위적으로 줄이는 구조조정은 없다"고 못박았지만 우리금융 인수시 워낙 중복되는 업무와 점포가 많아 인력조정은 불가피하다. 실제로 어 회장은 KB-우리금융 노조원들의 연합 공세 등으로 M&A가 쉽지 않다는 고충을 자주 털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금융지주가 합병할 경우 많게는 1만 여 명 이상 실직할 것으로 금융권은 내다보고 있다.

이에 어 회장은 국내 M&A 대신 아시아 지역으로 눈을 돌려 해외 은행 인수 등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주주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다면 언제든지 M&A에 나설 수 있다는 뜻을 피력했다. 어 회장은 KB금융의 M&A가 필요한 가장 큰 이유로 사업 다각화를 꼽았다. 다양화 되는 고객의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해 이는 필수적이라는 것이다.

또 국내업계의 메가뱅크 필요성에 대해 거듭 강조하며 향후 다른 방향으로 몸집을 불릴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를 위해 하나금융지주와 SK텔레콤이 합작해 설립한 하나SK카드처럼, KT와 전략적 협력관계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어 회장은 이석채 KT 회장과의 최종 면담을 통해 내년 3~4월께 정식 출범하는 KB카드와의 다양한 협력방법을 논의·확정 짓겠다는 계획이다. 실제로 KT는 1년째 비씨카드의 지분 매입에 나서고 있지만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상태로, 더 많은 것을 요구할 수 있는 KB카드로 마음이 기울 수 있는 확률이 높다.

KB금융 관계자는 "어 회장이 합작사 설립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만큼 향후 카드시장에서 KB-KT라는 금융·통신 합작구도가 다시 한번 성사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현정 기자 hjlee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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