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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정의 '구미호', 공포드라마야? 휴먼드라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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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황용희 기자] 월화드라마에서 줄곧 꼴찌의 수모를 당하던 KBS2가 비장의 카드로 내놓은 '구미호-여우누이뎐'에서 눈길을 끄는 연기자가 한명 있다.

바로 탤런트 한은정이다. 그는 이 드라마에서 구미호를 맡았다. 하지만 우리가 평소 알고 있던 그런 구미호가 아니다. 자신의 사리사욕만을 위해 잔인하게 사람을 해하고, 표독스럽게 인간사를 휘젓는 그런 '요물'이 아니라 이 세상 그 누구보다도 아름답고 단아한 용모의 구미호다. TV속 어여쁜 구미호를 보며 '공포드라마'의 색다른 접근임을 직감할 수 있다.
이번 한은정의 구미호는 한때 구미호 캐릭터로 큰 화제를 모았던 탤런트 송윤아의 구미호와 대적할 만 하다. 1997년 '전설의 고향'에서 구미호 역을 맡은 송윤아는 당시 아름다움과 악마적 카리스마를 동시에 지닌 구미호로 시청자들에게 큰 인기를 얻었다

5일 방송된 '구미호-여우누이뎐'에서의 한은정 역시 결혼 후 사람이 되려고 10년을 기다렸지만 하루 전날 밤 남편의 배신으로 뜻을 이루지 못한 구미호로 무서울 때는 섬뜩할 정도의 모습을 보였고, 어린 딸을 구하기 위해서는 헌신적인 모성애를 보여주기도 했다.

또 인간세상과 동물세상을 넘나드는 요사스러운 짐승이지만 어찌 보면 가장 인간적인 삶을 살기도 했다. 한은정은 이를 위해 예쁘면서도, 차갑고, 차가우면서도 헌신적인 양극단의 모습을 설득력 있게 표현하고, 연기했다.

시청자들은 아름답기까지 한 구미호를 통해 '공포드라마'가 아닌 '휴먼드라마'를 즐기는 것 같다는 평가를 내놨다. 한은정은 잘 꾸며진 분장술을 바탕으로 구미호의 무서움도 보여주는가 하면, 단아한 여인의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한은정은 구미호 모녀의 인간적인 면을 통해 짐승만도 못한 인간들의 삶 속에서 방황하는 또 다른 인물들의 이야기를 사실감 있게 표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황용희 기자 hee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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