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필리핀 수도 마닐라를 찾은 한 종합상사 관계자는 모처럼 찾은 마닐라에 대한 소감을 이렇게 밝혔다. '많이 나아졌다'와 같은 통상적인 소감을 예상했던 기자에게는 다소 의외의 답변이었다.
이 같은 설명도 무리는 아니다. 공항 입국부터 시작되는 오랜 기다림과 후텁지근한 실내의 공조시스템을 보면서 공항 시설의 개보수가 그다지 이뤄지지 않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또 공항 밖으로 빠져나갔을 때 맞닿은 노점상인들과 아무렇게나 엉켜 있는 자동차들, 시내로 진입하면서 보게 되는 갖가지 잿빛 풍경을 통해서도 비슷한 감정을 느낄 수 있었다.
필리핀은 최근 다소 들뜬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얼마 전 필리핀 신임 대통령으로 당선된 노이노이 아키노 당선자가 다음 달 1일 취임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지나가는 자동차 마다 아키노 당선자를 나타내는 노란색 리본이 유리창에 붙어 있는 모습을 종종 발견할 수 있다. 그만큼 아키노 당선자에 대한 필리핀 국민들의 관심이 높다.
이들의 관심은 당연히 '잘먹고 잘사는 문제'인 경제로 모아진다. 현지 한국기업 관계자들은 정권 교체 후 경제 활성화 기회가 많아질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특히 필리핀에서 최고의 모범 사례로 꼽히는 국내 기업들에도 기회가 늘어날 전망이다.
실제로 최근 필리핀은 북부 관문인 민다나오에 신공항 건설을 추진하고 있는데, 이 공항의 관제탑을 우리나라 기업에 맡겼다. 또 풍부한 수자원을 활용하는데는 우리나라 K-WATER(한국수자원공사)는 수력발전 분야 진출을 타진하고 있다.
일부 기업의 활약에도 불구하고, 아쉬운 점은 있다. 금융위기로 현지 진출한 국내 기업 상당수가 시장을 포기하고 떠난 것이다.
현지에서 본 필리핀은 지금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 사회 인프라 부족은 정부의 의욕과 국민의 관심에 따라 오히려 신규 시장을 창출할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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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일권 기자 ig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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