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만에 이례적으로 기공식 참석...적극적인 대외 활동으로 '경영자' 이미지 부각
신수종 사업에 23조원 투자 계획 발표, 반도체 기공식 참석, 일본 소니와의 협력 등은 경영자로서 그가 삼성 경영의 전면에 서 있음을 보여준다. '위기론'을 내세우며 경영에 전격 복귀한 만큼 '은둔의 오너'에서 벗어난 공격 행보는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2008년 14조원에 달하는 대규모 투자를 한 바 있어, 이 규모를 얼마나 상회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건희 회장이 2004년 이후 6년만에 기공식에 참석하는 것도 상당히 이례적이다.
대내적으로 삼성 직원들에게 그의 '공격 행보'를 보여주는 의미로 풀이된다. 삼성측은 "회장 복귀 후 현장을 처음 방문하는 것"이라고 언급, 경영자로서 삼성의 미래를 이끌어가겠다는 강력한 의지가 담긴 방문임을 시사했다.
이 자리에서 스트링어 회장은 소니가 겪고 있는 LCD 패널 공급 부족 현황을 설명하고 이 회장에게 삼성 LCD 패널의 공급을 늘려줄 것을 요청할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소니가 일본 사카이시에 10세대 LCD 패널 공장을 설립했으나 이곳의 생산량이나 품질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판단에 이 회장에게 협조를 요청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날 회담에서는 3D TV 협력도 논의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양사가 3D TV 관련 기술 표준에 협력하고 3D 관련 시장 확대를 위해 노력한다는 수준의 합의를 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앞서 이건희 회장은 지난 10일 저녁 승지원에서 신사업 추진과 관련한 사장단회의를 갖고, 2020년까지 총 23조3000억원을 투자키로 했다. 이에 따라 삼성그룹은 태양전지, 자동차용 전지, LED, 바이오 제약, 의료기기 등 친환경 및 건강증진 사업을 신수종 사업으로 육성하게 된다.
이 회장은 이 자리에서 "다른 글로벌 기업들이 머뭇거릴 때 과감하게 투자해서 기회를 선점하자"고 역설해 위기 극복을 위한 성장 틀을 전향적으로 바꿀 것임을 시사했다. 삼성측 관계자는 "신수종 사업은 연평균 투자 규모가 2조3000억원으로 그리 큰 수치는 아니지만 삼성의 미래를 위한 결정이라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 14일 삼성전자가 영화 '아바타'로 잘 알려진 제임스카메론 감독, 이수만 SM엔터테인먼트 대표간 3D 콘텐츠 부문에서 협력키로 한 것도 이 회장이 직접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 관계자는 "이건희 회장은 경영 복귀 전에도 오너로서 영향력을 발휘해왔다"면서 "경영 복귀 후 일련의 행보는 오너가 아닌 경영자로서 컨트롤타워를 재건해가고 있음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밝혔다.
@include $docRoot.'/uhtml/article_relate.php';?>
[아시아경제 증권방송] - 무료로 종목 상담 받아보세요
이정일 기자 jaylee@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