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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단신도시' 타는 불에 '중앙대' 기름 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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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르뽀] 대학캠퍼스 입주·신도시 보상에 들끓는 인천 서구 검단, 중앙대 캠퍼스 입주 확정에 인근 아파트 매물 사라지고 투자 문의 잇따라...검단신도시 보상 둘러 싸고 주민-시행사간 막바지 신경전...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인천 서구 검단 지역이 들끓고 있다.

'검단'(黔丹)은 한자의 뜻 그대로 원래 사람들이 거의 살지 않는 서해안의 검붉은 갯벌 지역이었다.
삼국시대 이후로 차츰 간척이 이뤄져 사람들이 살게 됐고, 1990년대 수도권쓰레기매립지가 들어서면서 차츰 개발이 시작된 '후미진' 곳이다.

10여년 전까지도 검단은 공동묘지와 고물상, 가구 공장 등 3D업종의 소형 제조업 공장 등 '기피시설'들이 밀집된 대표적인 시골 지역이었다. 조선시대엔 주로 서울 양반들에게 숯을 공급하던 숯쟁이들이 살았다고도 한다.

하지만 인천시가 2000년대 들어 조성을 시작한 7개 소형 택지에 이어 인구 23만명 규모의 검단신도시 계획이 추진되면서 검단은 온통 개발 바람이다.
최근엔 중앙대학교가 검단2동(옛 대곡동)에 이공계 중심의 제3캠퍼스 및 병상 1000개 규모의 대학 병원을 검단신도시 내에 세우기로 했다.

검단신도시 개발이라는 '타는 불'에 '중앙대 제3캠퍼스 입주'라는 '기름'이 끼얹어져 말 그대로 활활 타오르고 있는 검단 지역 현지를 돌아 봤다.



#1. "중앙대가 들어 온다니 다들 난리가 났죠. 집 값도 오를 것이고 장사도 잘 되지 않겠습니까? 주민들의 기대가 매우 큽니다. 그런데 아직은 조용하네요. 캠퍼스 공사가 시작되고 나면 그때부터 뭔가 좀 들썩이지 않을까 싶습니다."(인천 서구 검단 중앙대 캠퍼스 예정부지 인근 한 주민)

지난 24일 오후 인천 서구 검단 마전지구. 한 아파트 입구에는 벌써 '중앙대학교 및 대학병원, 검단2차신도시 유치 환영'이라고 씌여진 현수막이 나부끼고 있다.

'마전지구 아파트 연합회'의 이름으로 붙은 이 현수막에서 중앙대 캠퍼스 입주에 대한 주민들의 기대감을 읽을 수 있었다.

한 아파트 앞에 있는 ㄷ부동산으로 들어갔다. 빨간 등산복을 유니폼처럼 맞춰 입은 직원들이 손님을 맞이했다.

시간대 탓 인지 손님이나 전화는 없었다. 하지만 ㄷ부동산 직원들은 지난 22일 중앙대-인천시의 MOU체결 소식이 알려진 후 빗발치는 문의 전화에 시달렸다고 한다.

구체적인 위치는 어딘지를 묻는 외지인들로부터 내 아파트ㆍ 내 땅은 좀 값이 오를 것인지를 묻는 인근 주민들까지 전화를 걸어왔다는 것이다. 특히 매물로 내놓은 땅ㆍ주택을 회수하겠다는 전화도 많았다.

ㄷ부동산 주인에게 중앙대 캠퍼스 예정지가 어디냐고 물었다. 바로 옆 산 넘어라는 답이 돌아 왔다. 직선 거리로 채 500m도 되지 않는다.

4000가구 쯤 되는 마전지구 주민들은 집 값 상승 및 상가 활성화의 기대감에 들떠 있다.

ㄷ아파트 앞에서 만난 김 모(41)씨는 "2005년에 3.3㎡당 400만원을 주고 입주했는데, 기대만큼 아파트값이 오르지 않았다"며 "아무래도 대학생들이 많이 살게 되면 상가나 지역 경기도 활성화되고 집 값도 오르지 않겠냐"고 말했다.



실제 중앙대가 입주한다는 대곡동 부지로 향했다. 아직은 '허허 벌판' 그대로다. 인근의 주유소와 S건설에서 지은 외딴 소형 아파트 하나만 눈에 들어올 뿐 그 흔한 농가도 없다.

하지만 인근에는 인천시가 지난 90년대부터 조성한 소규모 택지 개발 지구들이 산재해 있다.

4800가구가 들어선 마전 지구가 가장 가까웠고, 2612가구가 들어서 있는 불로 지구가 1km안에 위치해 있다. 또 7489가구의 원당 지구, 5500가구의 당하지구, 5000가구의 검단 1지구, 1만1887가구의 검단 2지구 등이 반경 5km안에 있다. 2~3km 떨어진 4700가구의 오류지구도 한창 공사 중이다.

지구별 주요 아파트 단지로는 검단 1지구 서해ㆍ이지ㆍ장미, 검단 2 지구 동아ㆍ대림ㆍ현대홈타운ㆍ현대I-PARK, 오류지구 금호 어울림, 현대 힐스테이트, 원당 지구 금호 1,2, LGㆍ풍림ㆍ신안, 마전지구 풍림 1ㆍ2ㆍ3ㆍ4차, 대원 1ㆍ2차,금호ㆍ대주, 불로지구 금호ㆍ삼보, 당하지구 금강 KCCㆍ대우 등이 있다.

이들 지역은 중앙대 캠퍼스의 입주 소식에 말 그대로 활활 타오르기 시작했다.

특히 주민들은 검단신도시 조성 계획이 발표된 2006년 반짝 상승세를 탔다가 최근엔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주택값이 다시 오름세로 돌아설 것이라는 기대를 하고 있다.

불로 3삼거리 인근 H부동산 관계자는 "행정구역 건너 김포시 풍무동까지 중앙대 캠퍼스 입주 소식에 반가워 하고 있다"며 "아파트 매물이 싹 사라지고 장기간 남아 있던 급매물이 한꺼번에 소진됐다. 원룸ㆍ상가를 원하는 사람들의 투자 전화가 예전 보다 두배 이상 늘어났다"고 전했다.



#2. "채권 보상을 받게 되면 주민들이 작게는 몇 백만원에서 몇 천만원까지 손해를 봐야 한다. 점거 농성이라도 해서 채권 보상 방침을 철회시키겠다. 만약 멋대로 보상 계획 변경 공고를 내면 정말로 가만있지 않겠다."(검단신도시 보상 주민대책위원회 관계자)

같은 날 인천 서구 원당동 한 사무실에서 만난 검단신도시 주민대책위원회 관계자는 '흥분'을 참지 않았다.

그동안 주민들이 그동안 겪은 고통이 얼만데, 이런 식으로 자기들 마음대로 행정을 하면 되겠냐는 것이다.

이날자 한 지역 신문에 난 '인천시와 LH공사가 전액 채권으로 보상금을 지급하기로 합의해 26일 보상계획 변경 공고를 내기로 했다'는 내용의 기사 때문이었다.

그는 기자에게 그동안의 협상 과정을 소상히 털어 놓았다.

주민들과 인천시·인천도시개발공사·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그동안 보상 방식과 시기를 놓고 협상을 벌여 왔는데, 최근엔 인천시가 원주민에 한해 1500억원을 들여 1인당 2억5000만원까지 현금 보상을 해주겠다는 제안까지 내놔 협상이 급진전되는 듯 했다고 한다.

하지만 공동시행사인 LH공사가 말 그대로 '배째라'며 이를 거부했다고 한다.

또 주민들도 현금 보상이 정 어렵다면 다른 방식으로라도 손해를 메워달라는 양보안까지 제시했지만 이마저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그는 "최근 잇따라 LH공사와 인천도시개발공사 실무자들을 만나 협의를 했지만 LH공사가 전액 채권 보상 방침에서 한 발자국도 물러서지 않아 난항을 겪고 있었다"며 "그런데 갑자기 인천시와 시행사들이 마치 주민들과의 협의가 끝난 것 처럼 언론을 통해 흘렸다"고 주장했다.

그는 "오늘 저녁에도 LH공사 직원을 만나 협의를 봐야 한다"며 자리를 일어섰다.

막바지에 이른 검단신도시 보상 작업은 이렇게 불붙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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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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