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과 의사로 또 베스트셀러 저자로 유명했던 이시형 박사는 빨간 모직머플러 한쪽을 어깨 뒤로 넘긴 반코트차림으 로 (주)홍원의 강단에 섰습니다. 그가 말한 핵심주제를 2회에 걸쳐 중계해 보겠습니다.
예전에 TV에서 공개강의로 명성을 날렸던 시절과 별 다름없이, 안경 너머 특유의 시니컬한 눈빛과 익살스러운 경상도말의 구수함은 여전하더군요. ‘정신건강의 전도사’ 이 박사는 오늘날 한국사회의 정신상태를 한마디로 ‘절제를 잃은 사회 ’로 진단했습니다.
이 말을 듣고 보니 지난해 국회에서 신발을 신은 채 책상 위를 마구 뛰어다닌 통제불능의 강기갑 의원이 떠올랐으며, 작금의 허허벌판 세종시 공사를 두고 멱살잡이 직전으로 가고 있는 여야의 정치적 공방도 연상되었습니다.
세로토닌은 보통 ‘행복하다’는 생각이 들 때 생성되는 것이라서, 국민들은 당분간 세로토닌 갈증에 시달릴 수밖에 없 겠죠.
우리 뇌 속에는 3대 각성물질이 동거중인데 그중에서 위기관리를 담당하는 호르몬의 이름이 ‘놀아드레날린’이라고 합 니다. 그건 갑자기 강도를 만났을 때처럼 긴장된 순간에 분비됩니다. 만약 강도가 인질범으로 변한다면 긴장은 급속히 진행되겠죠. 세로토닌은 이때 과다하게 분비된 놀아드레날린을 조절해야 하는 막중한 기능을 담당하는 셈입니다.
이 박사가 세로토닌의 역할을 특별하게 강조하는 이유는 따로 있었습니다. 지난 20세기가 놀아드레날린과 엔도르핀이 지 배했던 경쟁과 격정의 시대라면, 21세기는 좀 차분하게 세로토닌이 제 역할을 하는 시대가 되었으면 하는 희망 때문이 었죠.
매달 무언가 새로운 걸 개발하고 팔아야만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게 ‘하이테크 문명시대’라면, 앞으론 기왕의 전통과 자연 속에 잠재해 있는 문화적 요소를 끌어내어 감동을 팔 수 있는 ‘하이터치시대’로 가야한다는 것입니다.
그 예로 한국산 녹음테이프를 들었습니다. 세계 제1의 기술과 시장점유율을 가진 이 자기테이프 한 개는 고작 1000원이하 에 팔리지만, 같은 테이프에 조수미나 원더걸스의 노래가 담기면 몇 배나 비싸게 팔 수 있는 것처럼···.
이 박사는 세로토닌이 잘 분비되려면 몸에다 자극을 주어야하는데 가장 손쉽게 세로토닌을 불러오는 방법으로 걷기운동 을 추천하고 있습니다. 산책을 하며 느끼는 행복한 기분은 세로토닌 때문입니다. 대중교통이 시원찮은 시절에는 3km 정 도의 거리는 걸어서 다녔으나, 요즘 사람들은 한 블록의 거리도 걸어다니지 않는 데서 만병의 근원이 자란다고 봅니다.
아프리카의 초원지대 야생 상태에선 각종 짐승들이 새벽에 걷고 달리는 데서부터 시작되죠. 그곳에 사는 원주민들 역 시 맹수들에게 잡아먹히지 않기 위해 숨거나 달리고, 초식동물 사냥을 위해 숙명적으로 달릴 수밖에 없는 일상이기 에 저절로 운동을 하게 됩니다.
그들은 사냥거리가 많아도 오래 보관할 방법과 운반수단이 부족했기에 그날 먹을 만큼만 잡아와야하고 다음날 또 다시 뛰어야만 살아갈 수 있는 삶이었습니다. 만약 냉장고와 승용차가 없다면 우리도 하루 먹을거리만 사가지고 와야 하며, 좀 더 신선한 채소를 구하기 위해서 얼마만큼 걸어가야 할지도 모릅니다.
그 과정에서 몸은 운동을 하고 인스턴트식품을 추방하게 되어 건강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시형 박사가 냉장고를 건강 의 주범으로 지목하고, 강원도 홍천의 해발 250m 가파른 산등성이에다 ‘힐리언스 선마을(www.healience.com)’을 조성 해 세로토닌 문화운동을 시작한 이유도 거기 있었다고 했습니다.
'워킹=세로토닌'이란 프로그램을 보고 찾아오는 이들이 꼭 건강이 좋지 않은 실버세대들만은 아니라고 하죠. 심신 을 재무장하기 위해서 걷고 명상하는 시간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를 남녀와 세대 관계없이 체험을 통해서 스스로 깨 달아간다고 합니다.
下 다음 주 계속···
시사평론가 김대우(pdikd@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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