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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앤비전] 새로운 융합의 패러다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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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채민 지식경제부 1차관

임채민 지식경제부 1차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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융합이 유행이다. IT융합, 방송과 통신의 융합, 관광과 의료의 융합 등 서로 다른 분야와 기술의 융합을 통해 기업이 새로운 경쟁력의 원천을 만들고 또한 새로운 산업 군이 형성되고 있다. 이런 추세에 또 다른 범주의, 더욱 더 본질적인 융합 논의 하나를 추가할 필요가 있다. 바로 '제품과 서비스의 결합'을 통한 '제조업과 서비스업의 융합'이다.

IBM과 같은 선진 글로벌 기업들은 이미 서비스 제공이 주 수입원이 된지 오래다. 도요타도 자동차회사가 아닌 솔루션 서비스 제공회사라고 홍보하고 있다. 애플이나 구글도 iTune과 안드로이드폰과 같이 제품과 서비스를 효과적으로 결합하여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이런 경향을 단순히 IT기술의 활용 또는 접목으로 볼 수도 있지만, 제조 기업이 '제품의 서비스화(Product Servitization)'을, 서비스기업이 '서비스의 제품화(Service Productization)'을 추진하는 '제조업과 서비스업의 융합 현상'으로 이해하는 것이 더 정확하다.
이런 제조업과 서비스업의 융합 논의가 아직 국내에 자리 잡지 못하고 있는 데는 몇 가지 원인이 있는 것 같다. 첫째, 국내 제조 기업들의 서비스에 대한 차별적인 인식이다. 아직도 서비스를 제품에 덧붙여 있는 '덤', '공짜' 또는 '줄여야 할 비용'으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국내 세계적인 제조기업의 서비스부문 담당자들은 회사 내에서 서비스부문이 창출한 부가가치와 성과를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고 있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가 사용하는 대부분의 제품에 무형의 서비스가 어떤 형태로든 결합돼 있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이런 인식은 우리기업이 '서비스'라는 중요한 경쟁력 원천을 놓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에서 안타깝다.

둘째, 상대적으로 낮은 정부의 관심이다. 제조업과 서비스업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는데도 정부 정책은 여전히 제조업 또는 서비스업 그 자체에 머무르고 있다. 그러나 제품과 서비스의 결합은 개별기업의 경쟁력 강화에 주요한 수단일 뿐만 아니라, 일자리 창출 효과를 기대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정책적으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웅진코웨이가 정수기 렌탈서비스를 통해 코디 일자리를 1만2500여개를 창출한 바 있고, 한국타이어가 타이어 유지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T스테이션 사업 진출 후 1100여개의 일자리를 만들어 낸 사례가 있다. 일자리 창출이 정부의 중요한 정책목표로 강조되고 있음을 감안하면 제조업과 서비스업의 융합추세를 활용한 2.5차 산업에서 일자리를 만들어 내는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셋째, 정부와 민간의 협력 메카니즘 부재다. 제품과 서비스의 결합에 대한 다양하고 창조적인 시도는 분명히 민간기업 주도로 이뤄져야 한다. 반면 정부는 기업이 관련 비즈니스를 추진하는데 걸림돌이 없도록 보조자 역할이 더 강조된다. 민간기업의 시도를 제약하는 사회ㆍ제도 장벽을 제거하거나, 제조기업과 서비스기업들에게 상호 융합에 대한 논의를 더 손쉽게 할 수 있는 장(場)을 만들어 주는 게 정부의 중요한 역할이다. 한국 상황에 맞는 민간기업과 정부간 역할 분담과 협력의 파트너쉽(Public Private Partnership)을 구축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
미래학자인 제레미 리프킨은 그의 저서 '소유의 종말'에서 "지금 세계는 판매를 기본으로 하는 제품경제가 서비스 중심의 접속 사회로 넘어가는 혁명적인 단계"라고 말한 바 있다. 이미 제조업과 서비스업의 융합은 우리 경제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미룰 수 없는 과제가 됐다. 지식경제부가 7월 초 민관공동의 '지식서비스융합포럼(포럼 2.5)'을 발족한 것도 이런 취지에서다. 내년 초까지 기업인, 전문가에게 논의의 장을 제공하고, 융합 우수사례, 성공요인, 리스크 경감 방안, 방법론 등을 공유해 나갈 계획이다. 앞으로 기업 현장에서 제조업과 서비스업의 융합 패러다임이 적극 활용돼 우리나라의 강점인 제조업을 살려나가면서 우리 산업구조가 한 단계 업그레이드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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