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게임 콘텐츠 수출에서 만큼은 '한국적인 것'을 고집하는 것이 능사는 아닌 듯 싶다. 최근 해외 시장에서 선전을 거듭하고 있는 게임들의 타이틀을 하나하나 살펴봐도 이를 금방 알아챌 수 있다.
다만 한국관임을 알리는 '플레이 온 코리아'라는 문구를 제외하고는 '한국적인 것'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오히려 NHN이 첫 선을 보인 '카르마2'처럼 2차세계대전의 유럽을 배경으로 하는 게임도 있었다.
NHN이 지난해 해외에서 게임을 통해 벌어들인 1800억원 중 절반인 900억원은 웹 보드게임을 통한 성과라는 점도 눈여겨 볼 대목이다. NHN은 일본에서는 '화투', 중국에서는 '마작', 미국에서는 '포커'를 통해 초기시장 진입에 성공했다.
넥슨이 유럽에서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메이플 스토리로 성공을 거둘 수 있었던 비결도 바로 '현지화 전략'이었다. 메이플스토리는 영어, 독일어, 스페인어, 프랑스어 등 현지 언어로 서비스되는 것은 물론 영국 여왕의 날, 독일 맥주 축제, 스페인 토마토 축제, 프랑스 혁명 이벤트 등 현지에 맞는 콘텐츠를 게임 내에서 제공해 현지인들의 호응을 끌어냈다. 게임 콘텐츠의 현지화가 수출의 열쇠임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는 순간이었다.
게임은 문화인 동시에 산업이다. 문화의 측면에서 보면 한국의 온라인 게임들이 한국적 문화의 색채를 잃어가는 것이 아쉽기는 하다. 하지만 지금은 한국적인 것에 집착하기 보다는 무한한 잠재시장인 '온라인 게임' 자체를 '한국적인 것'으로 만드는 통큰 전략을 밀어붙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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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치히(독일)=김철현 기자 kc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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