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이 드라마는 현실에선 거의 볼 수 없는 상황전개라 할 수 있다. 그렇지만 우리 사회에 만연된 '자식병'을 다시한번 돌아보게끔 하는 모멘텀을 제시해 관심이 집중된다.
'자식병'이 확산되면서 대한민국은 각종 후유증으로 신음하고 있다.
교육열병에 따른 사교육비 부담과 강남부동산 가격 폭등, 청탁, 부정부패, 기러기아빠로 인한 가정파괴 등의 원천이 따져보면 '자식병'에서 기인한다. 집한채라도 자식에게 물려주고 세상을 떠나야 한다는게 대한민국 부모들의 한결같은 심정이다. 자신의 노후를 대비하기 보다는 자식이 노후의 대책인 양 착각하며 자식들을 떠받드는데 온 힘을 다한다. 보다 많은 것을 자식에게 넘겨주고, 남겨주려다보니 자식들의 가치관도 부모로부터 받는게 당연하다고 굳어진다. 오로지 자식이 잘돼야 한다는 강박관념에서 다른 가치들은 그 의미를 모두 상실하게 된다.
"대한민국에서 부정부패는 자식에게 뭔가를 남겨줘야 한다는 생각에서 시작된다"고 말한 법조계의 한 중진의 말은 언제 되새겨봐도 새록새록하다. 이 글을 쓰는 필자 자신도 '자식병'에서 결코 자유롭지 않기 때문이다. '자식을 위해서 그랬다'는 해명 아닌 변명은 우리 사회에선 일종의 면죄부처럼 쓰여진다. 많은 사람들이 동감하기 때문이다. 갑작스런 사고로 일찍이 자식을 떠나보낸 일부 지도층 인사의 경우 '자식병'이 없어지면서 사회 환원에 앞장서거나,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데 힘쓰는 경우를 비교해보면 극명한 대조가 된다.
나 스스로에게 물어보자. 내 자식에게 남겨줄 '찬란한 유산'은 과연 어떤 것일지. 각자마다 다를 것이다. 집 한채 마련해주려는 생각도 찬란한 유산이 될 수 있다. 어떤 이는 삶의 지혜나 가치관을, 어떤 이는 고기를 낚는 방법을, 어떤 이는 가문의 영광을 남겨주는게 나름의 찬란한 유산이 될 것이다. 우리 사회가 자식에게 돈이라는 유산을 남겨주는 쏠림현상에서 벗어나 각자마다의 그 무언가를 유산으로 남겨주려 할때 찬란한 대한민국이 될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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