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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시대'.. 선대에 길을 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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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주영·이병철·최종현 회장 등 '왕들의 컴백'
관련서적 인기..카리스마·혜안배우기 열풍


# 서울 종로의 한 대형서점에 '회장님'들이 대거 모습을 드러냈다. 고(故) 정주영 전 현대그룹 명예회장, 이병철 전 삼성그룹 회장, 최종현 전 SK그룹 회장 등이 주인공이다. 이제는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도 눈에 띈다. 그들이 오랜만에 한데 모여 얼굴을 비춘 곳은 다름아닌 서점의 '경영서적 코너'다.



최근 기업인들의 경영철학과 일대기를 다룬 서적들이 잇따라 출간되면서 '옛 회장님'들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이건희 전 회장의 자기계발법과 일대기를 소개한 '스물일곱 이건희처럼(이지성ㆍ다산라이프)'은 경제·경영 분야 판매 1위를 기록하면서 베스트셀러 반열에 오른지 오래다. '이기는 정주영, 지지않는 이병철(박상하·무한)', '최종현, 그가 꿈꾼 일등 국가로 가는 길(SK경영경제연구소·FKI미디어)' 등도 화제를 모으며 많게는 수만부씩 팔려나가고 있다.

서점가(街)에서 시작된 '선대 회장'에 대한 향수는 재계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각 기업들은 전대미문의 경제위기를 맞아 '위기를 기회로 만든' 창업주들의 도전정신과 개척정신을 임직원들에게 각인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최근 SK그룹은 최종현 전 회장이 만든 SK그룹의 경영원칙(SKMS·SK Management System)을 거듭강조하며 '최종현 식(式) 경영'을 되새기고 있다. 최태원 회장은 최근 "SKMS로 1979년 2차 석유파동 등을 슬기롭게 극복했듯, 올해도 전 직원이 SKMS정신으로 뭉쳐 글로벌 경영위기를 이겨내자"고 강조하기도 했다.

현대가(家)에서도 정주영 전 명예회장에 대한 추모를 넘어 그의 도전정신을 강조하는 행사를 잇따라 벌이고 있다.

지난달 현대중공업은 정 전회장의 업적을 기리는 '아산기념 전시실'을 개관한 데 이어 지난 14일에는 러시아 연해주에 해외농지를 개척키로 했다는 홍보자료를 내며 "정 회장의 서산간척 사업의 유지를 받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지난 15일에는 현대엘리베이터가 올린 초고속 엘리베이터 테스트타워를 '현대아산타워'로 명명했다. 현대엘리베이터 관계자는 "정주영 전 회장의 도전정신과 개척정신을 이어받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한상공회의소에서는 국내 기업 창업자의 일대기를 제작, 인터넷 사이트에 연재하며 그들의 기업가 정신을 기리고 있다. 지난 2005년부터 유한양행 유일한 박사, 이병철 전 회장, 정주영 전 회장의 일대기를 연재한 데 이어 최근에는 금호아시아나그룹 창업주인 박인천 회장의 일대기 연재를 시작했다.

이처럼 기업은 물론 일반에서까지 '회장님'을 재조명하는 이유에 대해 전문가들은 지금의 위기상황이 전문경영인과 대비되는 오너경영인의 '뚝심'과 '개척정신', 지금의 글로벌 기업을 있게 한 그들의 강력한 '리더십'이 무엇보다 절실한 상황이기 때문이라고 입을 모은다.

한창수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이를 불황에 따른 복고바람과 '창조'가 절실해진 사회분위기가 맞물린 현상이라고 분석했다.

한 연구원은 "경기침체기에는 패션이나 문화에서 뿐만 아니라 경제분야에서도 복고바람이 불기 마련"이라면서 "과거 '호황'을 만들었던 장본인들을 되새기면서 지금의 위기 상황에 대한 위안을 삼고 그들의 철학을 계승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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