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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최대 은행인 HSBC는 지난 24일 일본 내 주식 리서치 및 트레이딩 사업을 종료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그 동안 일본에서 자동차와 은행, 보험, 기술, 통신 등 10개 부문에서 리서치 업무를 담당해 온 HSBC는 이 사업을 일본 밖에서 지속할 방침으로 이 사업을 홍콩으로 이전, 통합키로 했다. 이로써 HSBC 일본 법인의 전 직원 1100명 가운데 5% 가량인 40명이 실직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HSBC는 지난 3월 발표한 2008 회계연도 결산에서 세계적 경기 악화와 금융불안의 여파로 순익이 57억3000만달러로 전년의 191억달러에서 70%나 감소했다. 이에 따라 HSBC는 125억파운드에 달하는 증자와 6100명의 감원 계획을 발표하는 등 일본뿐 아니라 미국 소비자 금융 부문도 폐쇄하겠다고 밝혔다.
홍콩 소재 코어 퍼시픽 야마이치 인터내셔널의 리 육 케이 애널리스트는 "HSBC의 이같은 움직임은 HSBC가 다시 이머징마켓에 사업을 집중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선진국인 일본의 성장 잠재력은 거의 소진됐기 때문에 HSBC의 사업 전략에는 맞지 않는다"는 견해를 나타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신흥국의 주가지수를 보면 지난 23일까지 연초 이후 등락률은, 중국의 상하이종합지수가 43% 상승했고, 인도의 니프티지수는 13% 상승, 러시아 MICEX 지수는 50% 급등한 반면 일본의 토픽스 지수는 2.3% 빠져 마이너스권에서 안착하는 모습이다.
도쿄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가 일본 주식 거래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2007년 63%, 2008년 65%였지만 올해 들어서는 1~3월에 각각 55%로 추이해 외국인 거래가 계속 줄고 있는 상황이다.
시장조사업체인 이그제큐티브 서치 파트너스에 따르면 일본에 진출해 있는 해외 금융사들은 지난 3월까지 15개월 동안 4300명 가량에 달하는 직원을 해고했다.
이 가운데 스위스 최대은행 UBS는 일본에서 10명의 주식 애널리스트와 이코노미스트를 내보낸바 있으며 골드만삭스, 씨티그룹 등도 일본 사업을 접거나 축소해 일본의 경제와 주식 시장이 개선되지 않으면 앞으로도 외국계 금융사들의 일본 이탈은 계속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배수경 기자 sue687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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