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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시대…그래도 '종이는 진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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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이온 학습용지,열반응 감열지 등 최첨단 기능성
분해.재활용 용이 친환경적…소비량 꾸준히 증가추세


디지털 시대 종이의 종말을 외치는 학자들이 넘쳐났다. 종이의 전통적인 기능이 예전보다 약해지고 실제 일부 영역에서 종이 수요가 감소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인쇄매체라는 종이의 전통적인 기능은 종이의 용도 중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산업구조가 재편되고 현대인의 생활수준과 환경이 변화되면서 다양한 영역과 산업분야에서 종이 수요가 새롭게 창출되고 있으며 종이소비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실제로 한국제지공업연합회의 자료에 따르면 인터넷과 온라인 인프라가 급속히 확산되기 시작한 90년대 후반에 들어서도 국내 종이 총 소비량은 꾸준히 늘어 1998년 530만 톤에서 2007년에는 890만 톤으로 약 68% 증가했다.

종이의 용도가 다양해질수록 그 기능 또한 진화하고 있다. 같은 인쇄용지 안에서도 무게와 두께, 재료, 코팅처리, 색상, 광택 등의 특성과 용도에 따라 수십 가지의 지종으로 나뉘어지며, 그 안에는 신기술을 적용한 최첨단 기능성 종이들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학습지용 종이에 음이온을 첨가해 학습효율 향상 및 피로회복 기능을 더한 한솔제지의 제품이 대표적인 예이다. 황토,녹차,옥 등 다양한 성분이 첨가된 종이들이 개발되어 기능성 고급종이시장 영역을 넓혀 가고 있다. 또한 강도와 방수기능 등 종이 본래의 성질을 강화 또는 변화시켜 전혀 새로운 용도로 사용되기도 하는데 심지어는 전차에 사용되는 포탄의 탄피까지 천연펄프와 합성섬유를 이용해 만들기도 한다.

종이의 다양한 용도 만큼이나 그 안에는 우리가 모르는 기술이 숨어 있다. 우리가 흔히 접할 수 있는 복사용지와 프린터 용지조차도 원래 울퉁불퉁한 종이 표면에 돌가루를 입혀 촉감과 광택을 매끄럽게 한 일종의 특수용지라고 할 수 있다.

또 다른 예로 감압지와 감열지를 들 수 있다. 감압지는 말 그대로 종이에 압력을 가해 인쇄를 가능하게 만드는 종이이다. 감압지 표면에는 염료가 들어있는 마이크로 캡슐이 코팅되어 있어 압력에 의해 캡슐이 터지면서 그 안에 내장된 염료와 종이표면의 현색제(염료와 반응해 색상을 발현하는 물질)가 접촉하여 문자를 형성한다.

반면, 감열지는 종이에 열을 가했을 때 약품이 열에 반응함으로써 문자가 형성되는 원리이다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신용카드 영수증과 은행전표, 도로영수증, 영화티켓, 주차권 등이 여기에 속하며 이런 종이들은 그만큼의 고부가가치를 창출한다. 이처럼 주변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종이에도 최첨단 기술과 과학이 곳곳에 숨겨져 있다.

종이수요가 늘어난 이유 중 하나는 종이가 친환경적이라는 것이다. 종이는 다른 어떤 자원보다 분해와 재활용이 쉽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어 농산물 박스,식품용 접시,종량제 봉투, 곡물팩,컵 등에 사용되는 등 현대판 소비자의 구미에 딱 맞는 친환경 제품이 된 것이다.

한솔제지, 무림페이퍼, 한국제지 등은 최근 환경보전이 가능한 방식으로 관리된 산림에서 생산된 목재 제품에 부여되는 FSC 인증을 획득하기도 했다. 특히, 2007년 대선과 2008년 총선에 사용된 선거봉투 용지가 재생지를 사용한 친환경 종이라는 사실도 이런 흐름을 대변해 주고 있다.

종이를 대체하는 전자종이라든가 오디오북 형태의 전자매체가 등장하면서 종이 영역을 넓히고 있다. 하지만 기술들의 활용도와 기능성이 종이를 능가해서 보편화되려면 기술 자체가 더 진화, 상용화되어야 하고, 종이에 대한 사람들의 오랜 습관과 인식이 바뀔 때까지 종이의 완전한 퇴출은 아직 시기상조라는 것이 일반적인 전망이다.

디지털 시대의 종이 사용과 관련해 한솔제지 기술연구소 이도엽 책임연구원은"지천년 견오백(紙千年 絹五百)이라는 말이 있듯이 인터넷 등 IT기술의 발전에도 불구하고 종이는 여전히 산업분야와 생활 전반에 걸쳐 없어서는 안 될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라며, "앞으로 당분간은 종이가 디지털의 편리함을 보완하면서 디지털과 아날로그가 공존하는 소위 디지로그 시대가 유지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경호 기자 gungh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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