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 12만5000명에게 하루 1만2500톤의 물을 공급했는데, 100여년이 지난 지금은 하루 생산량이 510만톤으로 무려 400배나 늘어났네요.
이 서울 수돗물에 2004년 '아리수'란 이름이 붙여졌습니다. 크다는 뜻의 우리말 '아리'와 한자 '수(水)'를 붙인 것으로 고구려 때 한강을 이렇게 불렀다고 하는군요.
아리수의 수질은 꽤 좋습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권장하는 145개 수질검사 항목에 적합하고, 매년 국제 공신력을 가진 기관으로부터 수질검사도 받습니다. 서울시는 올해 95만가구에 직접 찾아가 수질검사를 해주는 서비스를 펼칩니다. 여러분도 우리집 수돗물 상태를 한번쯤 확인해보세요.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런 아리수를 병에 담아 팔겠다고 합니다. 대동강 물을 팔던 봉이 김선달이 생각나는 대목입니다. 오 시장은 국내 판매는 물론 해외 수출까지 생각하고 있습니다. 당장 드는 궁금증은 과연 팔릴까, 가격은 얼마일까 등등이겠지요.
아리수의 원가를 따져볼까요. 아리수 500㎖ 페트병 하나를 생산하는 데 드는 제조비용은 313원. 이 가운데 페트병의 가격이 100원 안팎으로 30.7%를 차지합니다. 이밖에 운반비와 소모품, 노모비, 전력 등이 비용에 포함됩니다.
그럼 순수한 물값은 얼마나 될까요. 1ℓ당 0.54원으로 500㎖는 0.27원에 불과합니다. 일반 수돗물의 톤당 단가는 540원이고 아리수 페트병도 이 물을 그대로 담는다는 게 서울시 설명입니다.
서울시 관계자는 "지금은 반자동화 설비에서 소량만 생산하고 있어 원가가 비싸지만 자동화를 통해 대량 생산하면 제조원가는 크게 줄어들 것"이라고 설명합니다.
상수도 운영 사업자가 병에 든 수돗물을 시중에 판매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수도법 일부 개정안이 지난해 5월 입법 예고돼 국회에서 논의중입니다.
내년께 편의점에서 아리수를 사 마시는 날이 올 것 같습니다. 아리수에 대한 소비자들의 평가는 어떨지 저도 참 궁금합니다.
조영주 기자 yjcho@asiae.co.kr
<ⓒ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