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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의 '팔자' 부추김에 놀아나는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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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드만 삭스, S&P 이어 코스피까지 삼킬까

소위 투자를 한다는 기관들이 앞다퉈 증시전망을 낮춰 시장에 널리 알리고 있으니 참으로 어처구니 없는 노릇이다.

세계경제 침체가 장기화 될 조짐이야 온갖 경제지표에서 하루가 멀다하고 확인하고 있고, 막대한 기업 손실도 이미 예상된 마당에 예상보다 조금 좋고 나쁘고는 시장에 별 의미를 던져주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뭔가 새로운 것을 확인이라도 한 냥 골드만 삭스를 필두로한 기관들이 S&P500지수 15% 추가하락 전망을 내놓더니, 이제는 '코스피 735선까지 하락' 예상을 비롯해 이머징 마켓 증시 폭락에 대한 전망을 속속들이 내놓고 있다.

어제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가 299.64포인트 폭락해 1997년 이후 처음으로 7000선이 붕괴됐고, S&P500지수도 4.7% 급락하며 700선을 간신히 지킨 상황에서 골드만 삭스의 한 투자전략가가 제시한 650까지 떨어지는 것은 그다지 먼 일이 아니다.

문제는 이들의 스탠스다.

그래서 '무조건 팔라는 것인가?'

물론 어떠한 자산이든 사고 파는 결정은 투자자의 몫이다. 그리고 이와 같은 기관들의 엄포가 개미들의 묻지마 투자에는 오히려 경고의 역할을 하는 긍정적인 부분도 있다.

하지만 골드만 삭스 투자전략가가 지적한 바와 같이 '경기부양법안이 통과되고 금융안정계획의 일부 내용이 명확해지는 등 지속적인 상승장세로 가는 길의 2가지 중요한 지표가 진전을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찬물을 끼얹는 증시 하락에 대한 발언들은 자제할 필요가 있다.

모두가 살 길, 종국에 가야하는 길이 '상승장 혹은 반등장으로의 회귀'라면 이와 같이 저점을 낮추는 움직임들은 시장에 공포만 유발할 뿐이다.

물론 일찍 바닥을 확인하는 것이 '봄'이 오는 속도를 앞당기는 역할을 할 수 있겠지만 호재다운 호재도, 악재다운 악재도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서 '하락에 대한 경고'는 누구나 우려하던 바를 전문가의 입을 통해 확인하는 꼴밖에 되지 않는다.

작년 겨울 국내 고위관계자들이 2009년도 원달러환율 1250원대 전망을 내놓으며 그래도 희망가를 들려줄때 이미 시장에서는 "일부 기관들은 1700원까지 보고있다"는 루머가 공공연하게 나돌고 있었다.

원달러 환율이 1600~1700원까지 상승하고 코스피가 735선까지 하락할 수 있다는 전망은 차트와 펀더멘털을 읽을 줄 아는 사람이라는 누구나 우려하는 부분이다.

하지만 희망을 쏘아올려도 시원치않을 판국이기에 각자 마음 속에 담아두고만 있었을 뿐이다.

이제 벼랑 끝도 모르고 추락하는 말에 채찍을 쳐 놨으니, '강한 호재'가 등장하지 않는 한 밀리는 것은 어쩔 수 없는 노릇이다.

이미 '닥터둠(doom)' 루비니 교수가 "미국경제가 U자형 국면에 진입할 경우 S&P 500지수가 720선, L자형 장기침체에 빠질 경우 500~600선까지 급락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은 바 있고, 투자의 귀재 워렌버핏도 "글로벌 경제가 아수라장에서 빠져나오려면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속내를 털어놨으니 굳이 기관만 탓할 바도 아니다.

단지, 어제 미국 증시의 급락을 두고 워렌버핏의 발언과 AIG 손실보도에 이유를 다는 현실이 안타깝게 느껴질 뿐이다.

김경진 기자 kj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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