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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낭소리-렛미인-로큰롤인생', 작은 영화들의 반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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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신문 박소연 기자]추운 겨울 블록버스터들의 입김 속에서도 작은 영화들의 반란이 만만치 않다.

지난해 연말 영화 '로큰롤 인생'이 노인들로 구성된 실제 밴드의 이야기를 담아 관객들의 뜨거운 사랑을 받은 데 이어 인간과 흡혈귀의 사랑을 다룬 스웨덴 영화 '렛미인'이 8만 관객을 돌파했다.

이에 질세라 한국 다큐영화 '워낭소리'가 개봉 보름만에 전국 5만명을 돌파하며 작지만 알찬 영화의 힘을 보여주고 있다.

재작년 상영된 역대 독립영화 최고 흥행작 '원스'의 20만 기록 이후 작은 영화들이 속속 좋은 흥행 성적을 내고 있는 것.

이 영화들은 '인디영화는 재미없다'라는 편견을 깨고 주류적 감성을 약간 벗어나, 순수하지만 독특한 소재에 접근해 관객들을 매혹시켰다. 의도하지 않았지만 영화산업의 주 고객인 젊은 층뿐만 아니라 중장년 층의 틈새시장을 공략했다.

특히 최근 화제의 중심에 선 영화 '워낭소리'는 늙은 소와 촌노의 특별한 관계를 담은 독특한 내용으로 영화의 주 관객층이 아닌 40대 이상의 중장년층을 끌어들였다.

아울러 인간과 흡혈귀의 사랑을 동화적 감성으로 그린 스웨덴 영화 '렛미인'은 비슷한 시기 개봉한 10대를 겨냥한 뱀파이어 영화 '트와일라잇'과는 확연히 구별되는 독특한 분위기로 팬들을 사로잡았다.

뱀파이어 장르의 달인인 원작자와 장르에 문외한이지만 왕따 소년기를 거친 감독의 경험이 시너지를 발휘한 이 작품은 순식간에 8만 관객을 돌파하는 데 성공했다.

또한 평균 나이 81세의 범상치 않은 코러스 밴드 '영앳하트'의 이야기로 사랑받은 '로큰롤 인생' 역시 영화팬들의 폭발적인 호응을 끌어냈다.

여든을 넘은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U2, 라디오헤드 같은 록 뮤지션들의 곡들을 불러대는 이 다큐멘터리 영화에 관객들은 열광했다.

이런 영화들이 흥행할 수 있는 주 요인에는 영화 자체의 힘이 가장 크지만 '인터넷 입소문'의 영향이 크다.

평단의 평가가 아무리 좋다고 해도 관객들에게는 외면받는 영화가 부지기수지만, 일단 몇몇 관객들의 호평이 인터넷에 올라가면 다른 관객들도 관심을 가지고 보게 된다.

또한 관객들이 그동안 스펙터클하지만 정작 영화적 밀도는 부족한 할리우드 블럭버스터들과 식상한 한국 장르영화들의 홍수에 염증을 느껴 새롭고 순수한 내용의 영화를 원하는 것도 큰 요인이라 볼 수 있다.

영화산업의 다양성이라는 측면과 관객들의 풍부한 만족이라는 측면에서 작은 영화들의 의미 있는 흥행은 두손 들고 반길 만한 일이다.


박소연 기자 mus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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