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국내 유수의 제약업체마저 손쉬운 돈벌이인 복제약 선점에 집중하는 것은 스스로 중장기적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7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종근당과 한미약품이 복제약으로는 최고 가격을 받을 수 있는 '최초 복제약'을 제약업계에서 가장 많이 확보한 것으로 집계됐다.
최초 복제약이란 신약의 물질특허가 만료된 이후 처음 시판허가를 받은 복제약 및 그와 같은 달에 나온 제품을 가리킨다. 같은 성분의 복제약 중 최고가격(신약의 85%)을 보장받기 때문에 지난 약 2년 동안 제약업계에서는 가장 먼저 복제약을 출시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졌다.
복제약/개량신약 선두 업체인 한미약품은 지난해 고혈압치료제 '오잘탄플러스', 당뇨병치료제 '피오리존', 고지혈증치료제 '토바스트', 알레르기치료제 '엘티리진 정' 등 13개의 최초 복제약을 건강보험에 등록했다.
복제약 분야에서 상대적으로 부진했던 종근당도 지난해 당뇨병치료제 '피글리토 정', 진통제 '래피셋 정', 소화기궤양치료제 '유파시딘' 등 한미약품과 같은 수의 최초 복제약을 확보했다.
두 회사에 이어 유한양행이 자회사 제품을 포함해 12개, 중외제약 10개, 동화약품과 일동제약 9개, 광동제약과 대웅제약 8개로 상위권 제약사들이 최고가 복제약 경쟁에서도 우위를 차지했다.
또 비씨월드제약, 유영제약, 국제약품공업, 삼아제약, 신풍제약, 씨티씨바이오, 태극제약, 한국프라임제약, 한림제약 등 중소 제약사들도 8-9개의 최초 복제약을 확보해 재미를 봤다는 게 업계의 전언이다.
중소제약사들까지 다수의 최초 복제약을 차지할 수 있었던 것은 복제약이 신약과 달리 임상시험을 거치지 않고 적은 비용으로 개발할 수 있는 등 진입 장벽이 낮기 때문이다.
김성배 기자 sb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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