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통운 유상감자, 사옥매각으로 2조 확보
대우건설 M&A 당시 채권단에 담보로 제공한 대우건설주 풋백옵션과 관련, 유동성위기설에 시달리던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유동성확보 방안의 실마리를 찾으며 오랜만에 활짝 웃었다.
이날 시장은 이를 반영 대우건설이 상한가에 진입했고 금호산업, 금호석유, 금호타이어 등이 모두 급등세를 연출했다.
7일 금호아시아나 그룹에 따르면 금호생명 매각문제로 시간을 끌며 애를 태우던 그룹은 6일 JR 자산관리가 설립한 부동산 투자회사에 금호생명 사옥을 2400억원에 매각하는데 성공하면서 유동성 확보의 물꼬를 텄다.
이에따라 교착상태에 놓였던 금호생명 매각 작업도 속도를 낼 것으로 그룹은 보고 있다.
현재 금호생명은 외국계 보험사와 국내ㆍ외 사모펀 등이 입찰에 참가해 매각 협상을 하고 있지만 경기침체로 지지부진한 상태였다.
금호아시아나그룹측은 금호생명의 지분 '50%+1주'나 소유지분 69.84% 전량을 매각하기 위해 우선협상대상자를 지난해 말까지 선정키로 했으나 입찰참가자들과의 가격차가 커 매각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금호그룹이 금호생명의 가치를 1조원~1조5000억원로 평가하고 있지만 경기 한파로 제 가격을 받기가 곤란한 상황으로 내몰렸다. 이번 사옥 매각으로 자산평가 과정에서 논란의 불씨 하나를 제거하는 성과를 거둬 매각에 탄력을 줄 가능성이 높다.
금호그룹은 지난해 대한통운 인수과정에서 묶여있는 보호예수금 활용의 길도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그룹의 시나리오대로라면 대한통운 유상감자를 통해 올 1분기내 1조 6000억원 가량의 현금유동성을 확보할 것으로 추정된다.
대한통운이 금호렌터카의 렌터카 부문을 인수하자 이에 반대하면서 골드만삭스와 STX팬오션 등이 주식을 매각, 유상감자의 걸림돌을 빼낸 것이다. 이에 따라 대한통운의 계열사 지분율은 아시아나항공 대우건설 등이 모두 85%에 달한다.
금호그룹은 유상감자 결의를 위해 오는 3월말 임시주주총회를 개최할 방침이다.
이같은 내용이 시장에 전해지자 금호아시아나 관련 주식들이 일제히 급등세를 보였다.
대우건설이 상한가로 치솟으며 1만1000원(14.58%)을 기록, 1만원 고지를 재탈환했고 금호산업도 1만5300원(9.68%), 아시아나항공공 3870원(4.17%), 금호석유 2만2700원(5.58%)을 기록하는 등 유동성위기 극복을 자축했다.
금호아시아나그룹 관계자는 "현재 대우건설 주가를 8000원을 기준으로 재무적 투자자가 일제히 올 연말 풋백옵션을 행사할 경우 필요 자금은 3조 1000억원"이라며 "그룹 재무상황을 고려할 때 충분히 막을 수 있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광남일보 양동민 기자 yang00@gwangnam.co.kr
<ⓒ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