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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고립24시]10명 중 6명 "외롭다"…관계단절·박탈감 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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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24 고립 인식조사
①마크로밀엠브레인 ‘외로움 관련 인식조사’
20대 59% '외롭다'…"만날 사람 없어"
2030, 소통 어려움 호소…상대적 박탈감 ↑
속마음 털어놓기 좋은 상대는 '친구'

편집자주퇴근 후 혼자 끼니를 때울 때, 휴대폰에 저장된 연락처는 수백개지만 힘든 일이 있어도 마음을 털어놓을 상대가 없을 때, 아프거나 돈이 없는데 도움을 요청할 수 없을 때... 아시아경제가 만난 20·30대 청년들은 이럴 때 고립감을 느꼈다고 털어놨습니다. 혹시 당신의 이야기는 아닌가요? '히키코모리', '은둔형 외톨이'와 같은 단어가 나와는 다른 세상의 이야기라고 생각해왔다면 이제는 고립·은둔을 다시 제대로 바라볼 때입니다.

성인 10명 중 6명이 일상 속에서 외로움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미래 세대인 청년층(20·30대)은 다른 사람과의 관계가 단절돼 외로워하는 모습을 보였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사용에 적극적인 이들의 특성 탓에 타인과 비교하며 상대적 박탈감을 느낄 뿐 아니라 다른 사람과의 대면 소통을 두려워하는 경향이 드러났다.

비 내리는 주말 밤 경기도의 한 도서관에서 청년들이 공부하고 있다. 사진=허영한 기자

비 내리는 주말 밤 경기도의 한 도서관에서 청년들이 공부하고 있다. 사진=허영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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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조사업체 마크로밀엠브레인이 지난달 4일부터 8일까지 전국 만 19~59세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에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 '일상에서 외로움을 느낀다'는 응답률은 57%로 집계됐다. 코로나19 사태가 한창이던 2021년 60.2%에 비해서는 소폭 개선됐지만, 지난해(53.6%)보다는 악화했다. 연령대별로 보면 일상에서 외롭다고 호소하는 20대 응답자 비율은 59.2%로 평균을 웃돌았다. 30대는 52.8%, 40대는 60.0%, 50대는 56.0%였다.


외로움은 사회적 연결이나 관계에 대한 주관적인 부족감이나 상실감을 의미한다. 사회적 고립감은 타인·사회와의 연결 정도와 빈도가 객관적으로 부재하거나 부족한 상태를 말한다. 평소 외로움을 많이 느낄수록 스스로 사회 시스템으로부터 고립됐다고 느끼는 경향을 보였다는 것이 엠브레인 측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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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외로움을 느끼는 이유와 관련해 20·30대 청년층은 '딱히 만날 사람이 없다는 느낌이 들어서'를 각각 42.6%, 42.4%(중복응답)로 가장 많이 꼽았다. 30대는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가 단절된 느낌이 들어서' 응답률이 29.5%로 다른 연령대에 비해 높았다. 50대의 경우 외로움을 느끼는 이유 1위로 '경제적인 여유가 없어서'(45.0%)를 꼽았으며, 뒤이어 '마음을 터놓을 사람이 없어서'(37.1%)라고 답했다.

20·30대 응답자들은 외로움, 우울감 등을 느낄 때 속마음을 다른 사람에게 털어놓고 싶은 마음이 있고 그러한 상대가 있다면서도 실상 이를 말하기가 쉽지 않다고 했다. '고립감을 느끼거나 우울할 때 속마음을 털어놓을 상대가 있냐'는 질문에 전 연령대에서 '상대가 있고 종종 털어놓는다'는 응답률이 가장 높았다. 다만 20대와 30대에서 '속마음을 털어놓을 상대가 있어도 말하기가 힘들다'는 응답률이 40·50대보다 10%포인트가량 높았다.


이러한 모습은 대인 관계의 어려움을 겪는 20·30대의 특성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이번 조사에서 '실제로 사람을 만나 이야기 해야 하는 상황이 되면 무슨 말을 꺼내야 할지부터가 걱정된다'는 질문에 대해 20대 49.6%, 30대 44.4%가 '그렇다'고 답했다. 같은 질문에 40대 34.4%, 50대 27.2%가 그렇다고 답해 20대와 50대의 응답률 격차만 20%포인트 이상 났다. 청년들이 평소 다른 사람과 만나 직접 소통하는 것에 대해 두려워하는 모습을 보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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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의 경우 SNS를 자주 이용하면서 느낀 상대적 박탈감이 외로움으로 이어지는 특성을 보이기도 했다. ▲SNS나 뉴스를 통해 또래의 타인들과 자신의 삶을 비교한다 ▲주변인의 삶이 궁금해 SNS를 자주 본다 ▲SNS에서 본인보다 멋지고 편안하게 사는 또래를 볼 때면 갑자기 외로움을 느낀다 등 세 가지 항목에서 '그렇다'는 응답률이 평균을 크게 웃돌았다. 'SNS에서 나보다 멋지고 편안하게 사는 또래들을 볼 때면 갑자기 외로움을 느낀다'는 질문에 대해 '그렇다'는 평균 응답률은 34.3%였으나 20대는 47.2%로 12.9%포인트 높았다.


채선애 마크로밀엠브레인 콘텐츠사업부장은 "20대와 외로움을 크게 느끼는 응답자의 경우 평소 SNS를 통해 자신과 주변인의 삶을 자주 비교하며 이에 대한 박탈감을 많이 느끼는 모습을 보였다"고 분석했다.

외로움 해소법에 대해서는 혼자서도 즐길 수 있는 'TV 시청',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시청', '음악 감상' 등이 전 연령대에서 높은 비율로 나타났다. 사회적 관계를 통해 외로움을 해소하는 형태의 문항에 대한 답변율은 20대에서 50대로 갈수록 점차 줄어드는 양상을 보였다. 예를 들어 '지인·친구와 통화’한다는 20대는 27%였으나 50대는 15.7%였으며, '지인·친구와 메신저'도 20대는 35.1%였으나 30대 22%, 40대 14.7%, 50대 10.0%로 급감했다.


속마음을 털어놓기 가장 좋은 대상으로는 전 연령대가 '친구'라고 답했다. 20대는 응답자 10명 중 7명(중복응답)이 속마음을 드러내기 쉬운 대상으로 친구를 꼽아 응답률이 50%대였던 30·40대나 50대(63.6%)보다 높았다. 속마음을 드러내기 어려운 대상으로는 '나와 직접적인 관계가 없는 타인' 또는 직장 동료 등 지인이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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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움과 사회적 고립 척도

https://www.asiae.co.kr/list/project/2024050314290051322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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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고립24시' 기사를 읽고 싶다면
<1>아시아경제가 만난 고립·은둔 청년들
① 나는 28세 고립청년입니다…"1인분 역할 못하는 존재"
② 취업이 만든 고립…온종일 한마디 안한채 보낸 하루
③ 육아보다 힘든 게 '대화할 상대'가 없다는 것…그렇게 우울증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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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24 고립 인식조사
① 10명 중 6명 "외롭다"…관계단절·박탈감 고통 호소
② "회사서 홀로 선 느낌"…직장인 2명 중 1명 "고립감 심해져"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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