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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홀로서기 청년 도우려 공무원 임용 포기한 '이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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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단체 '한울' 박태양 선임활동가 인터뷰
홀로서기 청년 돕는 활동 전념 위해 입직 포기
지역 내 커뮤니티 결성…수기 모아 출간 예정

"홀로서기를 준비하는 청년들이 느끼는 가장 큰 두려움은 '갑자기 혼자가 된다'라는 고립감과 무기력입니다. 경제적 지원도 중요하지만 사회의 따뜻한 시선과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합니다."

직판여행사 노랑풍선이 지난 8~10일 일본 오사카에서 자립준비청년을 대상으로 진행한 해외여행 지원사업 '꿈 만들기' 프로젝트에 참가한 박태양(24) 청년단체 '한울' 선임활동가는 아시아경제와 인터뷰 인터뷰에서 "자립준비청년들은 자신의 선택과 무관하게 한창 꿈을 키울 나이에 홀로 세상에 내던져지는 두려움을 경험한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노랑풍선이 지난 8~10일 일본 오사카에서 자립준비청년을 대상으로 진행한 해외여행 지원사업 '꿈 만들기' 프로젝트에 참가한 박태양씨가 자립준비청년들이 겪는 어려움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제공=노랑풍선]

노랑풍선이 지난 8~10일 일본 오사카에서 자립준비청년을 대상으로 진행한 해외여행 지원사업 '꿈 만들기' 프로젝트에 참가한 박태양씨가 자립준비청년들이 겪는 어려움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제공=노랑풍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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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립준비청년은 부모의 부재 또는 양육 담당자가 마땅치 않아 아동양육시설이나 공동생활가정, 가정 위탁시설 등의 보호를 받다가 통상 만 18세 이후 보호 기간이 끝나고 홀로서기에 나서는 청년들이다. 과거 보호종료아동에서 이름이 바뀌었다. 이른 나이에 살던 곳을 떠나야 하고, 이에 따른 사회 문제가 발생하자 본인이 원할 경우 만 24세까지 보호기간을 연장할 수 있도록 정부가 2021년 아동복지법을 개정했다.

평소 자립준비청년 돕는 일 꿈꿔와…합격한 공무원 포기하고 단체 설립

박 선임은 자립준비청년들의 구심점 역할을 하는 청년 단체 '한울'을 결성해 1년 남짓 활동 중이다. 그는 부모님의 이혼 이후 재혼 가정에서 동생 2명과 생활하다가 학대 문제로 18세에 공동생활가정에 입소했다. 자립준비청년으로서 비슷한 환경에서 어려움을 겪는 청년들을 돕기 위해 대학에서 사회복지학을 전공하고 사회복지사를 꿈꿨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사회복지 전담 업무를 하는 데 필요한 자격증 실습 과정을 이수하기가 어려워지면서 직렬(교육행정직)을 바꿔 합격했다.

공무원의 길을 준비하던 그는 2022년 8월 광주광역시에서 자립준비청년 2명이 잇따라 안타까운 선택을 한 일을 계기로 마음을 바꿨다. 박 선임은 "시민사회 모임을 하면서 자립준비청년들을 도울 수 있는 단체를 만들어보자는 의견이 나왔다"며 "이 활동에 집중하기 위해 공무원 입직을 포기했다"고 말했다.


그가 몸담은 한울은 '울타리가 되어주자'는 뜻을 담고 있다. 광주 지역의 자립준비청년들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소통하고 지원책 등을 공유한다. 가족들과 모여 식사하는 온기를 느낄 수 있도록 월 1회 참가자들과 만나 밥을 먹는 '월간 식구'라는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노랑풍선이 지난 8~10일 일본 오사카에서 자립준비청년을 대상으로 진행한 해외여행 지원사업 '꿈 만들기' 프로젝트에 참가한 박태양씨가 아시아경제와 인터뷰하며 자립준비청년들에 대한 따뜻한 시선과 관심을 당부하고 있다.[사진제공=노랑풍선]

노랑풍선이 지난 8~10일 일본 오사카에서 자립준비청년을 대상으로 진행한 해외여행 지원사업 '꿈 만들기' 프로젝트에 참가한 박태양씨가 아시아경제와 인터뷰하며 자립준비청년들에 대한 따뜻한 시선과 관심을 당부하고 있다.[사진제공=노랑풍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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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가정 증가로 자립준비청년 증가세…사회적·경제적 위험 커져

보건복지부와 아동권리보장원에 따르면 전국의 자립준비청년 수는 2017년 2593명, 2018년 2606명, 2019년 2587명, 2020년 2368명, 2021년 2102명 등 매년 2000명 이상으로 파악된다. 박 선임은 "부모님이나 양육자가 마땅치 않아 보호시설에 입소하는 이들뿐 아니라 이혼 가정의 증가로 보호 아동은 물론 자립준비청년이 늘고 있다"고 했다. 지방자치단체별로 차이는 있지만, 자립준비 청년에게는 통상 1000만원의 자립정착금과 매달 50만원 안팎의 자립지원수당이 5년간 지급된다. 이와 별개로 기업이나 시민단체, 공공기관 등을 중심으로 후원금과 함께 금융·주택·취업·학자금 등을 후원한다.

자립준비청년이 겪는 어려움이 사회 문제로 인식되면서 최소한의 안전망을 갖추기 위한 제도 개선이 조금씩 이뤄지고 있으나 여전히 이들은 미숙함으로 인해 위험에 노출돼 있다. 실제 한 자립준비청년은 지인으로부터 휴대폰을 통한 대출 사기를 당해 정착금을 잃고, 수백만 원의 빚까지 떠안아 개인회생 신청을 했다. 자립지원수당을 지급하는 기간도 기존 3년에서 2년이 늘었으나 취업준비생이 대다수인 자립준비청년에게는 수급 시기 5년이 끝나면 월세나 공공요금, 식비, 교통비 등 기본적인 생활비조차 감당하기가 벅찬 실정이다.


"혼자 헤매다 꿈 포기하는 청년들…공백 채우는 역할 하고파"

이들이 또 경제적 자립 못지않게 어려움을 호소하는 항목은 진로나 고민 상담이다. 박 선임은 "관심이 있거나 궁금한 점이 생겨도 해당 분야에서 일하는 누군가와 만날 접점이 없다 보니 많은 청년들이 혼자서 고민하다가 의욕이 꺾인다"면서 "이 때문에 꿈을 포기하거나 단순 노동으로 빠지는 경우도 많다"고 전했다.


그는 자립준비청년들이 살아가는 모습과 이들이 겪고 있는 어려움을 세상에 알리기 위해 오는 6월 자신을 비롯한 청년들의 수기를 모아 책을 낼 예정이다. 이들 청년에게 필요한 정책을 제안하는 데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궁극적으로는 자립준비청년을 돕는 사회적 기업을 만드는 것이 목표다. 박 선임은 "정부와 민간 차원의 지원으로도 해결할 수 없는 공백을 채우는 역할을 하고 싶다"면서 "자립준비청년으로서 받은 도움을 베푸는 것이 꿈"이라고 했다.





오사카=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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