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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다리 SOS]투신 막고자 난간 높이고 그물망에 철책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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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한강다리 투신 막기엔 ‘역부족’
캐나다와 호주는 다리에 철책 둘러

지난해 한강 다리에서 극단적 시도가 1000건 이상 발생하면서 투신 방지 대책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현재 서울시는 안전난간 설치를 늘리고 있지만, 자살 시도는 계속 증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도시 미관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다양한 방법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지난달 31일 오후 서울 마포대교에는 높이 2.5m의 안전난간이 설치돼있었다. 난간은 사람이 올라서기 어렵게 만들었는데, 시야를 가로막지 않기 위해 윗부분은 철사로 이뤄져 있다.

철사가 10㎝ 이상 벌어지면 센서가 작동해 119구조대가 출동한다. 이를 통해 구조율은 100%에 근접할 정도로 높아졌지만, 투신 자체를 막기엔 여전히 부족한 점이 보였다. 마포대교 곳곳에는 연석이나 구조물을 밟고 올라설 수 있는 곳들이 존재했고, 철사와 철사 사이는 성인 남성 머리가 들어가기에 충분했다.


서울 마포대교에 ‘서울소방 119’ 테이프가 붙어있다. [사진=임춘한 기자]

서울 마포대교에 ‘서울소방 119’ 테이프가 붙어있다. [사진=임춘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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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곳에서든지 극단적 선택을 하려는 사람이 마음을 먹는다면 투신할 수 있다는 의미다. 실제 얼마 전 투신 사건이 벌어졌는지 두 곳에 노란색의 ‘서울소방 119’ 테이프가 붙어있었다.


서울시에 따르면 안전난간은 마포대교, 한강대교, 잠실대교, 양화대교 등 4곳에 존재한다. 한남대교는 올해 3월 설치가 완료된다. 2025년에는 원효대교와 서강대교, 2027년에는 광진교에 설치를 검토 중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한강 미관과 비용 문제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자문을 받아 안전난간을 설치했다”며 “5개 교량의 모니터링 결과를 바탕으로 향후 단계별로 안전난간 설치를 추진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CCTV는 20곳 교량 중 14곳에 설치됐다. 가양대교, 양화대교, 서강대교, 마포대교, 원효대교, 한강대교, 동작대교, 한남대교, 동호대교, 영동대교, 잠실대교, 광진교, 천호대교에는 80~110m 간격으로 CCTV가 존재한다.


미설치 교량은 행주대교, 월드컵대교, 성산대교, 성수대교, 올림픽대교, 구리암사대교 등 6곳이다. 서울소방재난본부 관계자는 “현재 성산대교는 현재 교량상판 공사 중으로 설치 시점이 미정”이라며 “나머지 5개 교량은 올해 안으로 CCTV를 설치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 금문교 아래에 자살 방지 그물망이 설치돼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미국 샌프란시스코 금문교 아래에 자살 방지 그물망이 설치돼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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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진국들도 교량 투신을 막기 위해 물리적인 해법을 적용하고 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는 총 2억1700만달러를 들여 금문교에 자살 방지 그물망을 설치했다. 이 그물은 스테인리스 스틸 재질로 만들어졌으며, 길이는 2.7㎞, 폭은 6.1m이다.


금문교에서 극단적 선택이 이어지자 투신 방지 시설 설치 필요성이 대두됐고, 당국은 안전망 설치 계획을 수립했다. 당초 다리 위 난간을 더 높이자는 의견도 있었지만 경관을 고려해 다리 아래에 철망을 설치하는 것으로 결론 났다.


또 뉴질랜드는 교량에서 철망을 철거했다가 자살률이 치솟자 디자인을 바꿔 재설치했다. 캐나다와 호주는 교량에 철책을 둘러 미관을 아예 포기하는 방법을 선택했다.


전문가들은 자살 예방과 도시 미관 사이의 절충점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영주 서울시립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물리적으로 뛰어내리기 어렵게 하는 게 단순하고 효과적인 방법”이라며 “단순 난간의 높이뿐만 아니라 발을 디딜 수 없고, 오르내리기 어려운 구조 등으로 설계하면 도시 미관을 해치지 않는 방향으로 해결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 교수는 “그물망의 설치 역시 난간 설치와 동일한 접근 방식이고, 다리의 형태 등을 고려해 설치돼야 할 것”이라면서 “단순히 교량에서의 자살을 막는다고 자살률이 줄어드는 것은 아닌 만큼 물리적 접근과 함께 다른 관점의 자살 예방 대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공하성 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도시 미관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난관 높이를 더 높이고, 아예 올라갈 수 없게 만들어야 한다”며 “CCTV 설치를 최대한 많이 설치해서 항상 지켜보고 있다는 것을 인식시키고, 심리적으로 안정을 취할 문구들을 많이 붙여야 한다”고 말했다.





임춘한 기자 cho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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