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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개봉 지원금 말고 관람 지원금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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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티플렉스 3사 내달 한국영화 세 편 개봉지원
단순하게 접근한 미봉책…근본적 문제는 외면
팬데믹 기간 만든 영화 개봉하면 씨 마를 위기

근래 영화관에선 두 가지 특징이 두드러진다. 하나는 대형 스크린과 고음질 음향에 최적화된 영화에만 몰리는 인파다. 대표적인 예는 '탑건: 매버릭'과 '아바타: 물의 길.' 이른바 '중박' 영화는 실종됐다. 지난해 300만 명 이상 동원한 영화는 여덟 편. 팬데믹 전인 2018년은 스물세 편, 2019년은 열여덟 편이다. 다른 하나는 팬덤이다. 이례적으로 '스즈메의 문단속', '더 퍼스트 슬램덩크' 등 일본 애니메이션이 강세다. 멀티플렉스도 '아임 히어로 더 파이널' 등 가수 다큐멘터리를 대대적으로 기획·상영한다.


영화 '리바운드' 스틸 컷

영화 '리바운드' 스틸 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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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른 재정적 결과는 참담한 수준이다. 지난해 영화관을 찾은 관람객 수는 1억1280만5094명. 2018년 2억1638만5269명과 2019년 2억2667만8777명의 절반 정도다. 올해도 마찬가지다. 300만 명 이상 모은 영화가 '더 퍼스트 슬램덩크'와 '아바타: 물의 길' 두 편뿐이다. 지난달 관람객 수는 642만1301명. 2019년 2월 2227만7733명에 한참 못 미친다.

한국영화관산업협회와 멀티플렉스 3사(CGV·롯데시네마·메가박스)는 불황을 타개하려고 다음 달 한국영화 세 편의 개봉을 지원한다. 배급·제작사에 관람객 한 명당 1000원(리바운드·드림) 또는 2000원(킬링 로맨스)을 추가 지급한다. 개봉작을 늘려 반전을 노린다는 취지지만 미봉책이다. 흥행부터 장담할 수 없다. 올해 200만 명 이상 동원한 한국영화는 없다. 화제성에서도 '더 글로리', '카지노' 등 OTT 콘텐츠에 밀린다. 지난달 베를린국제영화제에 초청된 '길복순'마저 넷플릭스 전파를 타는 실정이다.


내년에 불황은 더 심화될 전망이다. 투자사들이 한국영화를 외면해서다. 지난 3년 동안 큰 손해를 입고 하나둘 철수했다. CJ ENM, 롯데컬처웍스, 쇼박스 등 메이저 투자사도 20~30%의 투자 비율을 더 늘릴 형편이 못 된다. 팬데믹 기간 제작된 영화들이 개봉하면 씨가 마를 위기다.


허민회 CJ CGV 대표이사는 두 차례 티켓 가격 인상을 단행했으나 실적 개선에 실패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허민회 CJ CGV 대표이사는 두 차례 티켓 가격 인상을 단행했으나 실적 개선에 실패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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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순환을 자초한 장본인은 다름 아닌 영화관이다. 펜데믹 기간 영업 손실을 이유로 티켓 가격을 1000원씩 세 차례 인상했다. 낮아진 접근성이 효과로 이어질 리는 만무하다. CGV의 경우 지난해 영업손실 123억 원을 기록했다. 롯데시네마와 메가박스는 말할 나위 없다. 영화관은 더 이상 영화 관람을 위한 필수적 매체가 아니다. 기대작 개봉을 앞두고 티켓 가격을 올리는 얄팍한 상술로는 살아남을 수 없다. 개봉 지원금보다 관람 지원금을 고려해야 할 때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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