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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보행자 천국' 코펜하겐의 매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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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마크 코펜하겐의 보행자 전용 거리 '스트뢰게트(Strøget)'가 걷는 사람들로 가득 차 있다. [사진=이춘희 기자]

덴마크 코펜하겐의 보행자 전용 거리 '스트뢰게트(Strøget)'가 걷는 사람들로 가득 차 있다. [사진=이춘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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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봐야 얼마나 다르겠어?’ 세계에서 가장 걷기 좋은 도시라는 덴마크 코펜하겐을 직접 찾기 전까지는 솔직히 이런 생각이 앞섰다. 국내에도 걷기 좋은 거리를 표방한 길은 많지만 정말 걷기 좋다는 생각이 들었던 적은 별로 없었기 때문이다. 특별하기보다는 그저 차로를 막아 잠깐 해방감을 누릴 수 있는 경우가 많았다.


코펜하겐은 달랐다. 물론 이곳도 대로에선 차가 쌩쌩 달렸고 러시아워에는 옴짝달싹하기도 힘든 교통체증이 빚어진다. 하지만 보행자 전용 거리 ‘스트뢰게트(Strøget)’를 비롯해 거리를 거닐 때 차에 대한 감각은 없었다. 걷는 때도 자동차를 느끼고 신경 쓰는 서울과 달리 코펜하겐에서는 사람과 건물, 넓은 하늘에 대한 감각만이 남았다.

첫날에는 처음 겪는 길에 대한 생경함 때문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10일 동안 분명 같은 길을 걷는데도 매일같이 새로웠다. 어디서 생긴 차이일까. 다양한 이유가 복합적으로 작용했겠지만 그 중 가장 와닿았던 건 ‘이벤트 밀도’였다. 걷고 싶은 거리라면 100m당 가게 입구가 30개 이상은 돼야 한다는 개념이다. 단지 상점에 대한 이야기만은 아니다. 코펜하겐 중심가는 건물 높이가 6층가량으로 제한된다. 걸으면서 자연스레 하늘이 눈에 들어올 수밖에 없다. 빛과 구름이 매일 색다른 배경을 선사했다.


물론 지금 서울에 이 같은 거리를 만든다는 건 불가능하다. 단지 걷고 싶은 거리를 만들겠다고 도로뿐만 아니라 건물을 모두 뜯어고치는 건 어불성설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거리에 다양함이 담겨야 걷기 좋은 길이 될 수 있다는 철학이 견지된다면 우리에게도 언젠가 도달할 미래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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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펜하겐=이춘희 기자 spr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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