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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 키우고 싶다"며 신생아 5명 매매…유기·학대한 부부 1심서 실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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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에서 미혼모에게 접근…"대신 키워주겠다"
성별·사주 마음에 안 든다며 유기도

인터넷을 통해 미혼모에게 접근해 돈을 주고 신생아 5명을 산 뒤 성별이나 사주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유기하거나 학대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40대 부부가 실형을 선고받았다.


(해당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습니다)[사진출처=픽사베이]

(해당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습니다)[사진출처=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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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지법 형사11단독 장민주 판사는 29일 아동복지법상 아동매매·아동학대·아동유기 및 방임 등 혐의로 구속기소 된 A씨(48·여)와 B씨(46)에게 각각 징역 4년, 징역 2년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들에게 아동학대 치료프로그램 80시간 이수와 5년간 아동 관련기관 취업 제한도 명령했다.

이들은 2020년 1월부터 2021년 8월까지 총 5차례에 걸쳐 친모 4명에게 100만~1000만원의 대가를 지급하고 신생아 5명을 매매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들은 딸을 낳고 싶어했지만 임신이 안 되고 입양도 여의치 않자, 온라인 커뮤니티와 인터넷 포털사이트 등을 통해 낙태나 입양을 고민하는 미혼모 임신부 등에게 접근했다. 이후 '아이를 키워주고 금전적으로도 도움을 주겠다'고 설득해 아기를 물건처럼 사들였다.


이 가운데 태어난 지 일주일밖에 안 된 갓난아기 등 2명은 친모가 출산 직전까지 아이의 성별을 모른다고 하자 '일단 데려오라"고 해 아이를 넘겨받은 뒤, 자신들이 원하는 성별, 사주를 가진 아이가 아니라는 이유로 베이비박스에 유기하기도 했다.


또 아이들을 데려와서는 부부싸움을 하다 별다른 이유 없이 아기들을 때리는 등 정서적·신체적 학대까지 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이 양육 스트레스를 이유로 애들을 '버리고 오자'는 대화를 나눈 사실은 휴대전화 내역 등에서 확인됐다.

재혼 부부인 이들은 정작 이전 배우자 사이에서 낳은 자녀들에 대해서는 면접교섭권을 행사하지 않는 등 부모의 의무를 다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의 범행은 지난해 7월 관할 구청이 출생 미신고 아동에 대한 전수조사에서 일부 아동의 소재가 파악되지 않자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면서 드러났다. 현재 피해 아동들은 복지기관을 통해 입양되거나 학대피해아동센터에서 보호받고 있다.


A씨 측은 결심 공판에서 "여자아기를 키우면 결혼 생활이 행복할 거라는 강박적인 생각에 시달리다 범행을 저질렀다"며 "실제 양육할 목적이었던 점 등을 고려해 선처해달라"고 호소했다. 또 "사회 상규에 반할 정도의 훈육은 아니었으며, 베이비박스에 유기하기 전 직원과 상담했기 때문에 유기·방임죄에도 해당하지 않는다"는 주장도 했다.


그러나 1심 법원은 "허용 범위를 벗어난 학대 행위에 해당하며, 베이비박스에 몰래 두고 나가려다가 직원들을 마주쳐 어쩔 수 없이 아이의 생년월일만 알려준 것뿐"이라며 이들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장 판사는 "결혼 생활의 어려움을 극복하겠다는 왜곡된 생각에 사로잡혀 죄의식 없이 아동 매매 범행을 저질렀고, 아동들을 신체적·정서적으로 학대하고 베이비박스에 유기하기도 했다"며 "아동을 인격체로 대하지 않고 욕망 실현의 수단으로 삼아 비난 가능성이 크다"고 판시했다.





김현정 기자 kimhj20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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