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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의 미래]"동측 상업·서측 업무·남측 문화…용산공원과 시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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⑩김세훈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 인터뷰
용산공원 주변 서측·동측·남측권역 특색
저층부 공간 활성화…'공원뷰' 고층 활용도↑
남산·한강과 물리적·시각적 연결 가능성

"용산공원은 공원이자 도시 광장, 학교이자 박물관이고, 교류 공간이자 컨벤션의 역할을 하게 될 것입니다."


미군기지라는 '테두리'로 막혀 있던 수많은 용산의 인접지들이 용산공원을 통해 '열린 공간'으로 변하게 된다. 용산공원 종합기본계획에서도 공원과 접하는 지역을 어떻게 다뤄야 할지에 대한 고민이 일부 담겨 있다. 계획에서는 이 지역들을 '서측' '동측' '남측' 3가지 권역으로 나눈다. 서측 권역에는 남영동, 한강로동 등이 포함돼 있고 향후 국제업무지구가 들어설 것으로 예정돼 있다. 동측은 이태원동, 한남동, 후암동 등이 속해 있으며 남산 방향과도 맞닿아 있다. 남측 권역은 서빙고동, 이촌1동으로 주로 아파트가 들어섰고 그 아래로 한강이 흐른다.

김세훈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교수가 대학원 교수실에서 용산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사진=허영한 기자 youngahn@

김세훈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교수가 대학원 교수실에서 용산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사진=허영한 기자 youngah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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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훈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는 아시아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용산 주변 생활권의 특색이 매우 다양하다"며 "계획하는 입장에서는 어렵지만 용산공원의 큰 매력 중 하나"라고 꼽았다. 김 교수는 용산공원 조성 후 동·서 권역의 저층부 용도가 가장 빨리 바뀌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노천카페나 음식점, 문화시설, 갤러리를 비롯해 용산공원을 매개로 여러 공동체가 활동을 시작할 테니 이들을 위한 지원시설 등이 저층부로 많이 들어오게 될 것"이라고 했다.


그동안 군사 시설로 가로막혀 있던 정경이 '공원 뷰'로 바뀌면서 고층 시설 활용도 활발히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중층이나 고층으로 올라가 용산공원을 내려다보는 프리미엄 주거, 상업시설, 호텔 등이 들어올 수 있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이 조망권을 공공의 가치로 남겨두는 것도 한가지 방법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고층에서 용산공원을 내려다보는 조망은 공공의 투자에 의해 만들어진 프리미엄"이라며 "문화시설, 갤러리 등 공공성이 높은 시설들이 많이 들어와서 위에서 내려다보는 뷰를 일반 대중이 향유할 수 있게 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공원 동측 권역에서는 해방촌·후암동을 내려다보고 남산을 가깝게 올려다보는 '새로운 풍경'을 바라볼 수 있게 된다. 아직 미지의 공간인 용산공원 내부에 방문했던 김 교수는 "그동안은 용산공원 쪽에서 해방촌을 바라볼 기회가 없었다"며 "그 뷰가 새롭게 열리면 그 부근은 용산공원 안에서도 국민들이 사랑하는 장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단순히 시각적 연결에 그치지 않고 남산과의 녹지 연결도 천천히 진행될 것이라고 봤다. 김 교수는 "(동측 권역이) 도시 조직이 작고 많은 필지가 가득 차 있어서 남산과 용산공원을 연결하는 녹지축이 한 번에 연결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오랜 기간에 걸쳐서 집들마다 정비 사업이 일어날 때 조금씩 형성되는 개방형 녹지 등을 따라 점적으로 연결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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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원 서쪽에 100층 규모의 건물이 즐비한 국제업무지구가 들어서는 것도 용산공원의 활성화에 있어 중요한 키다. 김 교수는 "300만㎡가 넘는 규모의 공원이 활성화되려면 오히려 주변에 많은 사람이 상주하고 낮 시간에 시간을 보내는 장소들이 필요하다"며 "국제업무지구가 고밀 개발돼 활력을 찾는 것이 오히려 시너지 입장에서는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제업무지구 내에 조성되는 녹지가 '수직적'이라는 점에서 용산공원과의 조화를 기대해 볼 수도 있다. 김 교수는 "국제업무지구에 들어설 녹지는 복층화된 지반 녹지와 옥상정원 등 입체화된 수직적 녹지이고, 용산공원은 땅의 완만한 지형을 따라 걸어가며 누리는 녹지"라며 "두 공간이 만들어졌을 때 재밌는 비교 사례가 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아파트 단지가 늘어선 남측 권역에는 '문화' 중심의 시설을 배치하는 것도 해볼 만한 시도라고 김 교수는 언급했다. 이촌역 부근의 국립중앙박물관, 국립한글박물관을 중심으로 두고 문화 키워드를 퍼뜨릴 수 있다는 발상이다. 그는 "이촌역에 4호선과 경의중앙선 등 지하철 2개 노선이 지나가고, 현존하는 박물관을 축으로 삼아 문화 기능을 많이 배치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특별히 상업 혹은 업무 기능이 없이 주거지가 많은 환경이기 때문에 오히려 사람들이 문화로 여가를 즐기고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점도 이를 뒷받침한다.


늘어선 아파트 뒤 한강과의 물리적 연결 가능성도 있다. 김 교수는 한 방법으로 지구단위계획을 수립할 때 개발 조건으로 용산공원과 한강을 연결하는 공공보행 통로, 녹지축을 지정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동작대교 일부를 보행화해 강을 건너는 보행 육교를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도 있었다"며 "아직 사업화되지는 않았지만 용산공원 조성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보행화 등 한강과의 연결도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교수는 "용산공원 조성을 통해 '이런 곳이 나의 삶과 여가를 즐기는 미래의 라이프스타일, 미래의 공간이구나' 라는 것들을 느끼면 좋겠다"며 "비어 있는 공원 공간도 중요하지만, 그것과 함께 지어져 있던 건물도 잘 보존해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등 사람들이 배우고, 경험하고,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고 전했다.





김영원 기자 forev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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