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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VIEW]美 주정부 대마 합법화와 세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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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통제 의학적 효과와 경제성에
美 올해만 11개주서 도입 논의

[THE VIEW]美 주정부 대마 합법화와 세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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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는 2012년 워싱턴주와 콜로라도주에서 최초로 대마를 합법화했고 2014년부터 생산, 유통, 판매가 시작됐다. 여전히 미국 연방법에서는 대마를 금지약물로 취급하지만 이미 24개 주에서 대마가 합법적인 기호식품으로 인정됐다. 그런데 왜 이 주들은 대마를 합법화했을까. 그로 인한 시장의 변화는 어떠할까.


합법화의 동기는 대마의 안전성과 경제적인 이유 두 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대마는 진통제로서 의학적인 효과가 있다. 이미 1990년대 후반부터 캘리포니아를 시작으로 대마가 의료 목적으로 사용되기 시작했다. 다른 대중적 기호식품인 술이나 담배에 비해 중독성이 낮고 오남용 문제도 적기에 사회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 역시 적다는 판단이 근거였다.

경제적인 동기도 한몫했다. 기호식품으로 대마를 합법화하면 생산, 유통, 판매에 세금을 매길 수 있게 되기에 주 정부 입장에서는 새로운 세금 수입원이 생기게 된다. 주마다 대마를 합법화하기 전 얼마의 세수가 더 걷힐 것인가에 대한 예측을 했고 이는 찬성의 근거가 됐다. 워싱턴 주의 경우 연간 약 4억달러(약 6000억원)의 세수를 거둬들일 수 있을 것이라 예측했다. 콜로라도주도 마찬가지로 거액의 세수를 예상했다. 해당 주들은 세수가 엉뚱한 곳에 쓰이지 않도록 그 쓰임새를 공공 교육이나 보건 등 전반적인 사회보장에만 한정하는 법도 같이 제정하기도 한다.


하지만 합법화 이후 실제로 걷힌 세수는 예상치의 절반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 더불어 합법화 이전에는 예측하지 못했던 다른 외부 효과도 일어나고 있다. 바로 술과 담배에서 걷히는 세수가 줄어들게 된 것이다. 연구에 따르면 소비자들은 기호식품을 대체재로 보기 때문에 술과 담배 업계가 경쟁력 확보를 목적으로 가격을 낮추게 됐다. 하지만 가격이 내려갔음에도 불구하고 술과 담배의 소비량이 줄게 되었고, 그에 따라 기존에 있던 기호식품으로부터 나오는 세금이 줄어들었다. 워싱턴 주의 경우 이 감소량이 꽤 커서 대마 세수의 절반 정도였다. 결론적으로 세수 총량은 늘었으나 그 증가액이 기존 예측치의 4분의 1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연간 세수가 점점 줄어드는 것도 주목할 점이다. 대마 시장이 어느 정도 안정화되면서 초반과는 다르게 점점 경쟁적인 시장으로 변모했고 이에 따라 가격은 갈수록 하락하고 있다. 주마다 세법이 조금씩 다른 경우가 있지만 대부분은 대마에 종가세(총 판매액의 일정 퍼센티지를 징수하는 세금)를 부여하기에 가격이 하락하면 총 판매액이 하락하고 저절로 세금도 줄어들게 된다.

하지만 예상한 바에 비해서 세금이 적게 걷힐 뿐이지 대마 세금은 주 정부의 중요한 세금 수입원임은 분명하다. 워싱턴주나 콜로라도주처럼 이미 시장이 안정화된 경우 총 세금의 1~2% 정도가 대마 세금으로 충당된다. 게다가 사회적 문제를 더 많이 야기하는 술이나 담배의 소비량을 줄이기까지 하니 주 입장에서는 대마를 합법화하는 것이 나쁘지 않은 선택이다.


대마 합법화는 미국 전반에서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만 11개의 주에서 합법화를 논의 중이다. 설문에 따르면 미국 국민의 90%가 이미 대마 합법화를 찬성하고 있다. 물론 반대의 목소리도 꾸준히 존재하지만 점점 논지가 약해지는 추세다. 반대하는 사람들은 대마가 완전히 무해한 식품은 아니며 대마가 사람들을 더 심한 금지약물로 빠지게끔 만든다고 주장한다.


일리가 있어 보이지만 대마의 해악이 술이나 담배보다 심각하다고 단정 짓긴 어렵다. 대마를 소비하면 더 심한 금지약물에 입문하게 된다는 주장 역시 아직 연구에서 밝혀진 바가 없다. 대마가 불법이던 시절 대마를 소비하려면 당연히 불법 상인과 접촉해야 하고 그러다 보면 다른 금지약물에 노출될 위험이 있었다. 하지만 대마가 합법화되면서 불법 약물 유통업자와 접선할 이유가 없어지기 때문에 되레 금지약물에 노출되는 일이 적어질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서보영 美 인디애나주립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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