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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달에 480만명 다녀갔대"…'벼락스타 관광지' 띄우는 中[베이징 다이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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쯔보→하얼빈→톈수이
경제 회복 더딘 지방 경제에 힘 싣기

중국 도시들은 순서에 따라 '인기 관광지'의 왕관을 물려받는 대기 줄이라도 있는 모양이다. 지난해 청명절 연휴를 앞두고는 산둥성에 위치한 공업도시 쯔보가 벼락스타로 떠오르더니, 올해 초 빙등축제 전후로는 헤이룽장성 하얼빈이 그 바통을 이어받았고, 이제는 인구 300만의 소도시 톈수이의 차례다.


스타 도시가 탄생하는 양상은 비슷하다. 언론이 전폭적으로 특정 도시가 인기 관광지로 급부상하고 있다고 언급하며 주목도가 높아지고, 실제 해당 도시행 열차와 비행기 티켓 매출이 몇백 퍼센트 급증했다는 소식이 뒤를 잇는다. 하지만 모두 알다시피 2020~2022년 중국 대부분의 도시는 정부의 제로코로나 정책으로 멈춰 있었다. 조금만 움직임이 나타나도 기저효과로 숫자가 뛴다. 하지만 이 '객관적 숫자'를 배경으로 관심은 관심을 낳고, 사람들은 홀린 듯 스타 도시로 몰린다.

톈수이의 마라탕 광고판 옆으로 사람들이 지나가고 있다. (사진 출처= 바이두)

톈수이의 마라탕 광고판 옆으로 사람들이 지나가고 있다. (사진 출처= 바이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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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것은 이 인기는 반년을 넘어가지 않고, 금세 다른 도시로 옮겨간다는 것. 물론 도시 특색과 어울리는 계절적 요인이나 관심의 한계가 이유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다음 차례를 기다리는 도시들이 인위적으로 줄을 서 있기 때문이라는 추측도 설득력이 있다. 중국 관영 언론 역시 최근 들어 여러 전문가의 말을 인용하며 "요새 중국 여행의 트렌드는 소도시"라며 불을 지핀다. 쯔보나 톈수이는 외국인들에게 있어 별로 들어본 적도 없는 이름이다.


그 기저에 중국의 경제 불황이 자리하고 있다고 보면 지나친 비약일까. 국내총생산(GDP)을 비롯해 경제 역량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곳들이 스타 도시로 부상하는 것만 봐도 그렇다. 인구 470만의 소규모 도시(적당히 이름난 도시라면 인구 1000만이 기본이다) 쯔보는 알려진 유적지조차 없다. 정부와 언론의 견인이 아니었다면 제로코로나로 쓰러진 경제를 스스로 일으켜 세울 힘이 없었던 것도 사실이다. 처음 인기를 끌게 된 것도 개당 2위안(약 370원)에 불과한 양꼬치를 각종 야채와 함께 전병에 싸 먹는 '쯔보 바비큐'를 전면에 내세우면서다. 이 쌈 하나만 바라보고 거주민보다 많은 480만 관광객이 지난해 3월 쯔보를 찾았다.


하얼빈의 경우 헤이룽장성의 성도이자, 인구 1000만의 제법 큰 도시다. 지난해 하얼빈의 국내총생산(GDP)은 5576억위안으로 헤이룽장성 1위이지만, 절대 규모로만 보면 가처분 소득이 3만위안을 넘지 못한다. 겨울 한 철 장사인 초대형 빙등제는 지방정부 입장에서도 놓칠 수 없는 이벤트였을 것이다.

신흥 스타인 톈수이는 어떨까. 텐수이가 위치한 간쑤성은 1인당 가처분소득이 2만5011위안(2023년 기준, 약 466만원)으로 전국 최하위다. 1위 상하이(8만4834위안)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그중 톈수이는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과거 화력 발전소와 광산 개발로 부흥했었지만, 현재는 GDP 857억위안 수준의 작은 도시일 뿐이다. 과거 경제 발전을 이끌던 화력으로 마라탕을 끓여내는 톈수이. 그 맛이 어떨지도 궁금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이다음 바통은 어느 곳이 넘겨받을지에 더 관심이 간다.





베이징=김현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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