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 샤를 드골 아들 필리프 제독 별세…향년 102세

1944년 파리 해방에 공 세워
부친 반대로 해방 훈장 못 받아

프랑스 제5공화국 초대 대통령을 지낸 샤를 드골 장군의 아들 필리프 드골 제독이 13일(현지시간) 별세했다고 AFP통신 등이 보도했다. 향년 102세.

보도에 따르면 필리프 드골 제독의 아들인 이브 드골은 부친이 2년간 지낸 파리 앵발리드 국립병원에서 간밤에 숨을 거뒀다고 밝혔다.

샤를 드골 장군의 아들 필리프 드골 제독 [이미지출처=AFP연합뉴스]

1921년생인 필리프 드골은 자유 프랑스군 해군 사관학교에 재학 중이던 1940년 부친의 부름을 받고 참전, 영불 해협과 대서양에서 수많은 작전에 참여했다. 1944년 8월에는 제2기갑사단 소속으로 파리 시내에 주둔한 독일군의 항복을 받아냈다. 그는 훗날 "소련을 포함한 모든 국가 원수의 아들 중에서 내가 가장 열심히 싸운 사람"이라고 자신을 평가했다.

이러한 공을 인정받아 필리프 드골은 추후 무공 훈장과 레지옹 도뇌르 그랑 크루아 훈장을 받았다. 다만 해방 훈장을 받진 못했다. 1944년 프랑스 해방과 함께 임시정부 주석이 된 드골 장군이 아들에 대한 서훈을 거부했기 때문이다. 당시 드골 장군은 아들에게 "나는 내 아들인 너를 해방의 동지로 만들 수 없었다. 어쨌든 네가 내 첫 해방 동지였다는 건 모두가 알고 있다"고 말했다고 한다.

필리프 드골은 인도차이나 전쟁과 알제리 전쟁에도 참전했으며 1982년 해군 감찰관 제독으로 군 생활을 마무리했다. 이후에는 정계에 진출해 1986년부터 2004년까지 상원 의원을 지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엑스(X·옛 트위터)에 "해군, 제독, 상원의원으로서 그는 절대 용기와 명예를 잃지 않았다. 그의 가족에게 국가의 애도를 표한다"고 추모했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