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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동시각]美·日의 추격전, K반도체 속도전으로 맞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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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패권 국가 대결로 확전
기업 투자 촉진 획기적 대책을

이광호 산업IT부 재계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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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패권을 둘러싼 경쟁이 기업을 넘어 국가 간 대결로 확전하고 있다. 몇몇 전문가들은 반도체 기술 패권 경쟁이 신(新)냉전시대의 시작을 암시하는 중요한 이데올로기로 평가할 정도다. 반도체 경쟁에서 승리하는 국가가 다음 세대의 글로벌 리더로서 자리 잡을 수 있는 중요한 전제조건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1년 전만 해도 미국은 한국, 일본, 대만과의 ‘칩 4’ 동맹을 통해 중국에 맞서는 반도체 공급망 정비에 주력할 것이라고 선언했지만, 입장을 바꿨다. 올해 들어 반도체 ‘개발’과 ‘설계’뿐만 아니라 ‘생산’까지 모든 단계에서 산업 지배력을 확장하고 있다. 과거엔 시스템 반도체에 중점을 뒀지만, 현재는 메모리 반도체의 생산에도 진출하고, 인공지능(AI) 기술의 발전에 따라 파운드리(위탁 생산) 분야에서도 우위를 점하기 위한 계획을 추진 중이다.

지난달 말 열린 ‘인텔 파운드리 서비스’ 포럼은 미국 정부의 반도체 산업 육성 의지를 명확히 드러낸 행사였다. 인텔은 이 행사에서 1.4나노(10억분의 1m) 공정을 2027년까지 달성하고, 2030년까지 파운드리 업계 2위에 오르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현재 2위를 차지하고 있는 삼성전자를 제치겠다는 목표를 세운 것이다. 인텔의 파운드리 시장점유율은 1% 수준으로 삼성전자(12.4%)의 10분의 1에 불과하지만, 마이크로소프트(MS), 오픈AI, 메타 등의 빅테크 기업들이 인텔을 지원하고 있다는 점이 주목된다.


인텔에 이어 메모리 반도체 3위인 마이크론도 차세대 AI 반도체용 메모리인 5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 ‘HBM3E’를 세계 최초로 양산했다고 발표했다.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마이크론의 지난해 HBM 시장점유율은 9%로 추정되는데, 1, 2위인 SK하이닉스(53%)와 삼성전자(38%)의 기술 수준을 단번에 뛰어넘었다고 평가된다. 더욱이 마이크론의 손을 제일 먼저 잡은 게 AI 반도체 최강자인 엔비디아다.


빅테크 기업들도 반도체 영역으로 뛰어들고 있다. 챗GPT 개발사인 오픈AI의 CEO 샘 올트먼의 반도체 야망은 상상을 초월한다. 올트먼은 "AI 확산을 위한 칩 공급이 너무 더디다"며 글로벌 반도체 산업을 재편하기 위해 최대 7조 달러(약 9300조원)의 자금을 조달하겠다고 했다. 이는 우리나라 올해 예산(656조9000억원)의 14배에 해당한다.

일본 역시 민관이 반도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지난달 말 준공한 구마모토현 TSMC 파운드리 공장은 이러한 움직임의 상징이다. 일본 정부가 투자금의 절반 가까이 보조금으로 지원하고, 50년간 묶어둔 그린벨트까지 해제하는 행정편의를 제공해 통상 5년 걸리는 공장 완공 기간을 2년으로 단축했다. 일본은 자국이 보유한 반도체 소재·부품·장비의 강점을 TSMC의 제조 능력과 결합해 국내 생산 능력을 확대하고, 반도체 강국으로의 부활을 기대하고 있다.


미국과 일본의 거센 추격에 한국의 반도체가 큰 위협을 받고 있다. 정부는 반도체 특화단지 추진 전담반(TF) 설치 및 국내 주요 반도체 기업 CEO들과의 핫라인 개설을 통해 대규모 첨단 반도체 기지의 인허가 절차를 신속히 진행하겠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규제 철폐와 세제 감면에 대한 노력만으로는 기업의 대담한 투자를 촉진하기에 부족할 수 있다. 지금은 속도전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시간이 많지 않다.





이광호 기자 kwa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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