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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6600억' 주가조작, 왜 하필 영풍제지였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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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선희 사회부 기자

손선희 사회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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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0억원이던 시가총액이 몇 개월 새 2조원대로 불었다가, 불과 일주일 만에 다시 1000억원대로 쪼그라들었다. 지난해 코스피 상장사 영풍제지 에서 벌어진 일이다. 사태 직후 도망쳤던 주가조작 세력 총책 이모씨는 다행히 최근 붙잡혀 구속기소됐다. 검찰은 이를 계기로 그간의 수사결과를 끌어모아 중간발표도 했다.


하지만 여전히 풀리지 않는 의문이 있다. 2700여개 상장사 중 왜 하필 영풍제지였을까. 하동우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부장은 "주가조작에 용이한 대상이 되기 위해서는 거래량이 많지 않고, 주식시장에서 활발히 거래되지 않는 상당 비율의 최대주주 지분이 있어야 하고, 회사 규모가 크지 않아야 한다"며 "영풍제지가 그 조건을 갖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맞는 말이다. 소시에테제네랄(SG)발 주가폭락 사건의 타깃이 된 종목들도 이 조건에 공통적으로 해당됐다. 소규모 세력의 돈으로 상장기업 주가를 쥐락펴락하기 위해서였다. 다만 라덕연 일당은 조건에 맞춰 8개 종목을 추려낸 반면 이씨 일당은 오직 영풍제지만 겨냥했다는 차이가 있다.


영풍제지 사건의 특수성이 바로 여기에 있다. 이씨 일당이 지분가치 부풀리기 목적으로 이 회사에 접근했을 가능성이다. 주가조작이 시작된 시점은 대양금속이 영풍제지를 인수한 시기와 정확히 겹친다. 대양금속 은 당시 시총이 두 배 이상 컸던 영풍제지를 인수하기 위해 돈을 빌렸다. 이른바 '무자본 인수합병(M&A)'이다. 이후 영풍제지 주가가 폭등하면서 보유 지분가치도 당연히 뛰었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는 대양금속 오너 일가가 사건에 관여했을 것이란 의혹이 강하게 일었다. 그러나 검찰 수사 발표에서 회사 오너 및 관계자들은 전혀 언급되지 않았다. 이씨를 '주범'이라고 표현하면서 부당이득 규모가 6616억원에 달한다는 점을 강조했을 뿐이다. 회사 주가가 순식간에 14배나 치솟았는데 오너를 비롯한 관계자들은 몰랐나. 검찰의 수사는 과연 사건의 실체에 접근한 것일까.


이원석 검찰총장은 지난해 주가조작 범죄가 잇따르자 "불공정거래를 하면 패가망신한다는 의식이 심어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 약속대로 영풍제지 사건 수사는 한 점의 의문도 남겨선 안 된다. '시세조종꾼' 이씨가 애초에 누구와 공모해 영풍제지를 타깃으로 했는지, 그 과정에서 이득을 챙긴 자가 누구인지 철저히 규명돼야 한다. 시장은 여전히 주범을 묻고 있다.




손선희 기자 shees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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