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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천자]'군주론'이 전하는 리더의 원칙<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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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교황청이 금서로 지정한 '악마의 책'이자 히틀러와 무솔리니가 애독한 '독재자의 교본'으로 알려진 <군주론>. 하지만 루소는 '공화주의자의 교과서'라 칭송했고, 프랜시스 베이컨은 '인간이 하고 있는 일을 숨김없이 밝혀낸 마키아벨리에게 큰 신세를 졌다'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마키아벨리가 겪었던 인생 역정의 장면은 오늘날 뉴스에 등장하는 정치인 또는 리더의 모습에서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끊임없이 경쟁하고 성장하며 자본을 축적하고 확장할 것을 종용하는 사회적인 분위기, 열강의 틈바구니에서 무역 전쟁과 외교 전쟁을 해야 하는 우리의 모습은 '생존이 곧 선'이 됐던 16세기 이탈리아의 모습과 상당 부분 겹쳐 보인다. 21세기를 살아가는 현대인이 500년 전에 쓰여진 이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다. 글자 수 1201자.
[하루천자]'군주론'이 전하는 리더의 원칙<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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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언제나 다른 사람이 걸어간 길을 걷기 마련이고, 그들이 살았던 행적을 모방하기 마련이다. 그러나 다른 사람의 길과 완전히 똑같은 길을 가거나, 모방하고자 하는 이의 탁월함을 소유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따라서 현명한 사람이라면 위인들의 행적을 따르며 가장 뛰어난 자를 모방해야 한다. 그리하면 그들만큼의 탁월함에 다다르지는 못하더라도 비슷한 향기 정도는 풍길 수 있기 때문이다. 마치 자기 활의 힘이 어디까지 미치는지 잘 알고 있으며, 목표물이 그보다 더 멀리 있다는 것을 파악한 사려 깊은 궁수들이 하는 것처럼 행동해야 한다. 그들은 목표물보다 훨씬 더 높이 화살을 겨냥하는데, 이는 그렇게 높은 곳을 맞추기 위함이 아니라 높이 겨냥하여 자신이 의도한 바를 이루기 위함이다.


나는 새로운 군주가 있는 신흥 군주국의 경우, 새 군주가 나라를 다스리면서 겪는 어려움의 많고 적음은 그 군주들의 탁월함의 많고 적음에 달려 있다고 말하고 싶다. 한 개인이 군주가 되었다는 것은 탁월함이 있거나 운이 있다는 것을 전제로 하기 때문에 둘 중 어느 경우든지 어려움을 다소 해소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운의 영향을 적게 받은 군주가 자신을 더 잘 지킬 수 있다. 또한 군주가 다른 국가를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에 신흥 군주국에 거주해야만 한다는 점은 상황을 더욱 용이하게 한다.

(중략)

이들과 같이 탁월함을 통해 군주가 된 자들은 군주국을 손에 넣을 때는 어려움을 겪지만 이를 유지하는 데는 큰 어려움이 없다. 군주국을 획득할 때 이들이 겪는 어려움은 국가를 세우고 안정시키기 위하여 반드시 필요한 새로운 질서와 방법을 도입하면서 생겨나는 것이다. 새로운 질서를 도입하는 것보다 어렵고, 성공 여부가 불확실하며, 관리하기에 위험한 일은 없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이전 질서에서 이득을 보던 모든 사람이 개혁가(introduttore)의 적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비록 새로운 질서에서 이득을 보게 될 사람들이 그의 편에 서기는 하겠지만, 그들은 특별한 열의를 보이지는 않을 것이다. 이런 미온적인 태도는 법을 등에 업고 있는 상대방에 대한 두려움과 새로운 것에 대해서는 그것을 확실히 경험하기 전까지 진심으로 믿지 않는 인간의 불신하는 특성에 기인한다. 그리하여 적들은 공격할 기회가 생기기만 하면 당파적인 열심으로 열렬하게 공격하는 반면, 그를 지지하는 자들은 미온적으로만 방어하기 때문에 결국 개혁가와 그의 편에 선 자들은 위험에 처하게 된다.


-니콜로 마키아벨리, <군주론>, 최현주 옮김, 김상근 감수·해제, 페이지2북스, 1만7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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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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