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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한 모금]킨포크 아일랜드…미치도록 매혹적인 그 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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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그 자체로 책 전체 내용을 함축하는 문장이 있는가 하면, 단숨에 독자의 마음에 가닿아 책과의 접점을 만드는 문장이 있습니다. 책에서 그런 유의미한 문장을 발췌해 소개합니다.

지중해, 대서양, 페르시아만, 남해(한국) 등 매혹적인 전 세계 18개 섬을 소개한다. 독립되고 개성적인 세계에 녹아든 사진과 글은 ‘킨포크다운’ 풍부한 영감으로 가득하다. 저자는 습지 한가운데 자리한 외딴 오두막에서 하루를 보내기도 하고, 오직 그 섬에서만 나오는 재료를 사용하는 느린 식당에서 배를 채우고, 사람의 발길이 잘 닿지 않은 해변에 앉아 천천히 흐르는 섬의 시간에 몸을 맡기는 가만한 탐험을 권한다.

[책 한 모금]킨포크 아일랜드…미치도록 매혹적인 그 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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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을 사로잡는 섬의 매력은 워낙 강력해서 따로 단어까지 존재한다. - 「첫 문장」 중에서


소코트라섬의 석양은 다른 데서는 볼 수 없는 특별함을 지니고 있다. 이 섬의 하늘은 눈물이 날 만큼 감동적이다. 연보랏빛 하늘에는 거대한 구름이 걸리고, 시뻘건 달이 몽환적인 분위기를 자아내고, 익숙한 별자리마저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별 무리가 촘촘하게 수 놓인다. - 「소코트라_14쪽」 중에서

베리만은 1989년 출간된 자서전 『마법의 등』에서 포뢰섬을 처음 발견한 순간 그곳이 자신을 위한 공간임을 직감했다고 밝혔다. “베리만, 너를 위한 풍경이다. 네가 가장 내밀하게 품고 상상해온 형상, 비율, 색깔, 시야, 소리, 침묵, 빛, 그림자와 들어맞는 곳.” - 「고틀란드 & 포뢰_26쪽」 중에서


코르시카섬은 향기의 섬이다. 기념엽서에 등장하는 주요 도시와 휴양지를 벗어나면 삐죽삐죽 솟은 산과 울창한 초목이 하얀 모래사장까지 이어지고, 해변 너머로는 지중해 바다가 펼쳐진다. 지중해의 로즈메리, 라벤더, 타임, 세이지, 민트가 사방에 피어난 이 섬에 발을 들이면, 가장 먼저 레몬 향이 코끝에 풍긴다. 섬 깊숙이 숨어 있는 시트러스 숲은 코르시카섬 사람들의 밥상을 책임진다. - 「코르시카_104쪽」 중에서


잔지바르는 모든 게 구불구불하다. 그래서 매력적이다. 힌두교 사원, 옛 페르시아 목욕탕, 식민지 시대 건물, 산호색 석조 저택, 낡아 부서진 궁전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스톤타운 지구는 언뜻 어수선해 보이지만, 건물마다 섬에 먼저 다녀갔던 사람들의 사연을 고요하게 품고 있다. - 「잔지바르_140쪽」 중에서

활기 넘치는 서울에서 온 사람들이라면 인파로 가득한 유흥가도, 쇼핑 거리도 없는 청산도에 놀 거리가 부족하면 어떡하나 걱정할지도 모르겠다. 드라마와 영화 촬영지로 유명한 몇몇 장소를 빼면 섬에는 이렇다 할 관광지도 없다. 그러나 청산도는 느긋하게 거니는 사람들에게 서서히 제 매력을 드러낸다. 배를 통해 자동차를 가지고 갈 수도 있지만, 자동차를 포기하는 방법도 나쁘지 않다. 천천히 경험해야 공간의 아름다움을 더욱 오롯이 느낄 수 있다는 것이야말로 치타슬로의 정신이다. - 「청산도_208쪽」 중에서


유르모섬과 우퇴섬에서는 느린 삶 말고 다른 선택지란 없다. 두 섬에서의 삶은 바위투성이 해변의 만조선을 따라 총총 걷는 붉은발도요새의 주황색 다리를 바라보기, 하이킹 코스를 걷거나 자전거 타기, 해변 소풍을 떠나 핀란드 스타일의 훈제 생선 요리를 먹기 등 아주 사소한 순간들로 채워진다. - 「유르모 & 우퇴_223쪽」 중에서


한 번이라도 여행을 떠나본 사람이라면 일상과 여행지에서의 시간은 다르게 흐른다는 것을 잘 알 것이다. 출발 전에는 느리게만 가던 시간이 짧은 휴가 동안에는 마구 흐른다. 그리고 다시 출퇴근하는 일상으로 돌아오면 규칙적이고 안정적인 속도로 금세 잦아든다. 철두철미한 여행자들은 시간을 잘 관리해 여행지에서의 시간을 실컷 만끽한다. 느긋하고 차분한 속도의 비결은 ‘섬의 시간’에 기꺼이 들어가는 것이다.-「섬의 시간_245쪽」 중에서


킨포크 아일랜드 | 존 번스 지음 | 송예슬 옮김 | 윌북(willbook) | 256쪽 | 3만3000원





서믿음 기자 fait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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