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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비비]민심 잃은 공공재 '수술'이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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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백종민 기자] 은행과 통신은 현대 경제의 ‘혈’이다. 은행은 경제에 자금을 공급한다. 증권, 사모펀드 등 다양한 금융 업종이 부상했지만, 은행은 여전히 업종의 대표선수다. 지난해 말 금리가 치솟으며 모든 금융사가 은행만 바라봤다. 업종의 맏형이 중심을 잡아야 했다. 은행의 위상이 예전 같지 않다고 하지만 은행의 몸집은 여전히 커지고 있다. 은행이 중심이 된 금융지주사들은 어느덧 공룡이 돼가고 있다.

백종민 오피니언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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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속인터넷, 5G(세대) 이동통신이 없는 삶은 상상할 수도 없다. 융합(fusion)의 시대다. 금융도 통신 없이는 생존할 수 없다. 드라마 ‘글로리’, 예능 ‘피지컬100’은 보편적 서비스인 지상파 방송이 아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로만 볼 수 있다. 인터넷이 없다면 볼 수 없다는 뜻이다. 통신사 사고 때마다 신용카드 결제, 각종 페이와 멤버십 사용을 못 해 이용자들이 발을 동동 구른다. 현금이 사라지는 사회에 등장한 지역화폐도 통신이 두절되면 무용지물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공공재라며 은행과 통신 업종을 지목했다. 공공을 대상으로 하는 필수 업종의 특성상 국민을 우선시해야 한다는 발언에 은행 통신사 주가가 추풍낙엽처럼 흔들렸다. 왜 대통령이 나서야 했을까. 답은 간단하다. 민심은 이미 은행과 통신에서 이탈했기 때문이다. 윤 대통령은 민심을 대변했을 뿐이다.

은행과 통신 업종이 코로나19 기간 고객인 국민을 충실히 섬겼다고 할 수 있을까. 코로나19 발발 직후 엄중한 보건 위기 상황에서도 미국 연방정부와 주 정부들은 은행과 통신사를 필수 업종으로 분류해 영업하도록 했다. 미국 은행들은 직원들이 감염으로 이탈하는 중에도 영업을 이어갔다. 은행 직원들의 희생에 고객들은 고마워했다. 우리의 상황은 어떤가. 줄어든 은행 영업시간은 정부의 거듭된 압박이 있고 난 뒤에야 최근 정상화됐다. 코로나19 사태 직후 금리가 추락하자 은행들은 대출 확대로 돈을 벌고 지난해에는 금리가 올라 또 돈벼락을 맞았다. 많은 국민이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도 은행은 성과급과 퇴직 돈 잔치를 벌였다.


통신은 어떤가. 많은 국민들이 비싼 5G 요금을 내고도 제대로 된 서비스가 안 되는데 불만이다. 경쟁이 제한되다 보니 통신 요금 하락은 요원하다. 지난해 미국 근무 시월 25달러에 무제한 5G 요금제를 사용했다. 귀국해 한국의 요금을 보니 기가 찼다. 한 통신사는 보안 사고가 발생해 고객 정보가 유출됐다고 사과한다. 문제 해결도 뒤죽박죽인 뒷북 사과를 보는 이용자들의 시선은 느껴지지 않나 보다.


민심은 떠났지만, 진보 정부 시절 자율을 보장받았던 기업 최고경영자들은 경영권을 내주려 하지 않는다. 주인 없는 회사 최고경영자의 셀프 연임은 정당한가. 조직과 국민의 이익을 외면한 것은 잊고 관치를 탓한다. 이사회는 친위 조직으로 전락했고 기존 CEO의 연임을 우선 심사한다는 정관까지 만들었다. 기가 차다.

정부의 지분이 없는 사기업에 정부가 관여하는 것을 무조건 두둔할 생각은 없다. 그런 상황은 만든 기업은 더 문제다. 주가 하락은 잠시일 뿐이다. 경쟁 속에서도 발전할 수 있는 건강이 우선이다. 건강이 회복되면 주가는 더 높은 곳으로 향하기 마련이다. 수술은 빠를수록 좋다.


백종민 오피니언 부장





백종민 기자 cinqang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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