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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선언40년]③"마누라 빼고 다 바꾸라"던 부친 따라 이재용 '선택과 집중' DNA 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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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전자회사로 재편
노조경영 시작 4대경영 포기
강력한 리더십 확보 과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해 12월22일 베트남 하노이 근처 삼성디스플레이 법인(SDV)을 방문해 디스플레이 생산 공장을 점검하는 모습.[사진제공=삼성전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해 12월22일 베트남 하노이 근처 삼성디스플레이 법인(SDV)을 방문해 디스플레이 생산 공장을 점검하는 모습.[사진제공=삼성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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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문채석 기자]


이재용에게서 '마누라 빼고 다 바꾸라'는 결기를 찾기 어렵다. 그럴 필요도 없다. 그저 조용히 삼성을 디지털·전자회사로 바꿨을 뿐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이병철 창업회장, 이건희 선대회장과 다른 점을 묻자 회사 고위 관계자는 이렇게 답했다. "2014년 이 회장이 실질적인 삼성 리더가 된 뒤 10년간 미국·일본보다 27년 뒤진 반도체 사업에서 1위를 한다거나(1983년 도쿄 선언) 휴대폰 500만대를 태우는(1993년) 과격한 퍼포먼스는 없었다. 조용히 사업 재편을 했다. 회사를 '스타트업 삼성'으로 바꾸려 노력했다."


10년간 삼성 경영은 선택과 집중의 연속이었다. 방산, 석유화학 등 비주류 사업을 정리했다. 2014년 11월 석유화학·방산 부분을 한화에 팔았다. 2015년 하반기 삼성SDI 케미칼사업부와 삼성정밀화학, 삼성BP화학을 롯데에 넘겼다. 이 회장은 당시 "한국 산업 구조는 중복이라 위험하다"며 "좁은 땅덩어리에서 같은 업종끼리 경쟁하면 어떻게 중국 경쟁 업체를 이기겠나"고 진단했다. 이어 "글로별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비주력 계열사를 정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대신 첨단 산업에 집중했다. 2019년 시스템반도체와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세계 1위에 오르겠다고 세계에 선언했다. 지난해 5월 삼성 주요 사업은 반도체·바이오·신성장 IT(AI·차세대 통신)라고 재확인했다. 삼성은 2021년과 지난해 두 차례에 걸쳐 향후 690조원을 투자하고 12만명을 신규 고용한다고 발표했다.

조직을 바꾸고 기업 문화를 개선했다. 무노조 경영을 폐기하고 4세 경영을 포기했다. 지난해 8월 사면·복권 후 국내외 사업장을 돌며 임직원을 격려했다. 경영진과 임원에 수평호칭 제도를 적용했다. '이재용 회장님'이 아니라 'Jay', 'JY', '재용님'이라고 불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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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선 이재용 삼성은 '합리적이지만 강하지 않다'고 지적한다. 논란의 중심에 섰던 옛 미래전략실 같은 강력한 컨트롤 타워가 없다는 의미다. 7년간 '한 방(메가 딜)'이 없었다. 2016년 9조원에 미국 전장(자동차 전기·전자장비) 회사 하만을 사들인 뒤 큰 인수합병(M&A)을 한 적이 없다. 의사 결정 속도와 추진력이 약해졌다는 소리가 나올 수밖에 없다.


반도체 등 핵심 사업이 국가 대항전, 총력전으로 흐르는 점도 뼈아프다. 미국 바이든 정부는 반도체를 안보자산으로 보고 중국으로 들어가는 장비를 봉쇄하기 시작했다. 적극적으로 자국 투자를 유치하면서 한국, 대만, 일본을 끌어들였다. 제품을 잘 만들어 인텔, TSMC, AMD, 엔비디아 등 기업을 이기면 되는 시대는 지났다. 정치와 타협하고 때론 고개 숙여야 한다.


기업 분석 전문가들은 삼성에서 더 이상 '제2의 도쿄·신경영 선언'은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논란의 여지가 있지만 만명 단위로 과감하게 감원하는 미국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강한 리더십을 갖추기 어려울 것으로 본다. 김경준 CEO스코어 대표는 "하필 반도체가 변곡점을 맞은 지금 삼성 리더십이 약해졌다"고 말했다. "3~4년 안에 운명을 바꿀 결정적인 모멘텀(성장 동력)을 만들어야 하는 상황에서 불안 요소가 있다"고 봐야 한다는 설명이다.




문채석 기자 chaes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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