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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워진 자전거 이틀 타고 제자리'… 절도죄 法판단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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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환의사 없이 타고 갔다고 볼 증거가 없다" 무죄

사진은 기사내용과 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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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대현 기자] 길가에 자물쇠 없이 세워진 자전거를 타고 갔다가 이틀 만에 제자리에 둔 50대 남성이 절도 혐의 재판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24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3단독 양환승 부장판사는 절도 혐의로 기소된 A씨(59·남)에게 최근 무죄를 선고했다.

앞서 A씨는 지난 5월9일 오후 4시쯤 서울 동작역 1번 출구 앞에서 피해자 B씨의 자전거(시가 80만원 상당) 1대를 타고 가 절취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자전거는 B씨의 아들이 별다른 잠금장치 없이 난간에 세워뒀던 것으로 조사됐다.


B씨 측은 자전거의 반환을 요구하는 전단지를 부착했는데, A씨는 자전거를 가져간지 이틀만인 같은 달 11일 자전거를 다시 제자리에 갖다 놓았다.


검찰은 A씨에게 다른 사람의 재물을 자기 것 마냥 이용·처분하려는 '불법영득의사'가 있었다고 판단해 벌금 200만원의 약식명령을 청구했고, 법원은 이를 받아들였다. 약식명령이란 검사가 서면 심리만으로 벌금이나 과태료를 부과해달라고 청구하면, 법원이 정식 재판 없이 서류를 검토해 형을 내리는 것이다.

하지만 A씨는 이에 불복하고 정식 재판을 청구했고, 1심은 "피고인이 반환의사 없이 자전거를 타고 갔다고 볼 증거가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양 부장판사는 "피고인은 자신의 자전거가 가까운 곳에 있음에도 피해자의 자전거를 타고 갔고, 분실된 신용카드를 주워 사용한 범죄를 비롯해 수회 처벌받은 전력이 있다"며 "검사는 이 같은 사실들을 이번 사건의 주된 근거로 삼는 듯 하지만, 그러한 일부 사정만으로 피고인에게 불법영득의사가 있었다는 점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됐다고 할 수 없다"고 밝혔다. 제출된 증거 중 A씨가 자전거를 사용한 시간과 이동경로, 사용후 보관한 장소, 반환 경위 등에 대한 내용이 없는 점도 함께 지적했다.


또한 "피고인의 주장이나 변명이 모순되거나 석연치 않은 면이 있어 유죄의 의심이 가는 등 사정이 있다고 해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해야 한다" "자전거를 타고 간 경위에 관한 피고인의 변소 내용이 다소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이유 등 만으로 불법영득의사를 단정할 수 없기는 마찬가지다"고 양 부장판사는 덧붙였다.




김대현 기자 kd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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