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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짜배기 지식재산]잘나가는 크리에이터는 '조용한 퇴사'를 어떻게 볼까

최종수정 2022.12.08 06:11 기사입력 2022.12.08 06:11

②내 몸값은 얼마?…지금은 '휴먼IP' 시대
블로그로 시작…미용만화 그리는 스타 작가로
퇴사 후 1년 자기탐색…월 29만원으로 시작
"꾸준함과 성실함은 기본…캐릭터성 분명해야"
만족하지 않는 제품은 광고 안한다는 철칙 지켜

미용만화 작가 겸 뷰티 크리에이터 정나영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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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에이터는 ‘조용한 사직’처럼 적당히 해서는 눈에 띄기 쉽지 않죠. 열정적으로 살 수밖에 없는 직업입니다."


미용만화 작가 정나영씨(36)는 소개하는 제품마다 ‘완판 신화’를 쓰는 뷰티 크리에이터이자 두터운 팬층을 지닌 스타 만화가다. 20대 때는 평범한 회사원이었다. 패션 회사에서 그래픽 디자이너로 일했다. 그러나 과도한 업무에 정신적 스트레스가 컸고 이는 스스로에 대한 자책으로 이어졌다. "3개월 만에 살이 8㎏이나 쪘어요. 아토피 피부는 하도 긁어 피가 날 정도였죠. 부정적인 생각만 하는 나 자신을 ‘망가졌다’고 느꼈어요."

퇴사를 한 그는 딱 1년이라는 기간을 정해두고 자기 탐색에 들어갔다. 제빵 기술과 뜨개질, 캘리그라피를 배우는 등 평소에 하고 싶었던 것에 마음껏 도전했다. 미용 관련 리뷰를 담은 블로그도 이때부터 시작했다. 다양한 시도를 하며 새 직업을 구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지만 쉽지 않았다. 1년이 다 되자 모아둔 돈은 바닥을 드러냈고 막막함과 두려움은 커지기 시작했다. 가족들에겐 "1년간 아무것도 이루지 못한다면 깔끔히 포기하겠다"고 선언한 상태였다. "재취업하려고 면접을 보러 다니던 때 외주 만화를 그릴 기회가 생겼어요. 한 달에 겨우 29만원을 벌었지만, 더 버티면 희망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다 여기까지 오게 됐네요."

정나영 작가가 미용정보를 소개하는 웹툰[이미지=된다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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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그는 자신의 이름을 내건 미용 웹툰을 연재 중이다. 2019년에는 첫 개인 전시회를 열어 관람객 1만명이 다녀갔다. 원작의 캐릭터 ‘된다’를 재탄생 시킨 애니메이션이 제작돼 방송을 탔다. 된다의 일러스트를 활용한 굿즈도 만들었다. 최근엔 라이브 커머스에 출연해 방송마다 억대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재치 있고 공감을 이끄는 만화와 솔직한 리뷰로 탄탄하게 팬덤을 쌓아왔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정 작가는 자신만의 캐릭터와 콘텐츠를 지식재산(IP)으로 삼아 여러 분야에 적용하는 ‘휴먼 IP’의 대표적인 예다. 단순히 소셜미디어를 활용한 상품 홍보·판매 활동에 그치지 않고 진정성 있는 콘텐츠를 다양한 분야에 접목시킨다는 점이 휴먼 IP의 특징이다. 크리에이터가 되고자 하는 이들에게 ①일단 시작해볼 것과 ②꾸준함과 성실함은 기본이라는 점 ③자신만의 캐릭터성을 구축할 것을 조언했다.


크리에이터는 2018년 1월 개정된 통계청의 한국표준직업분류에 ‘미디어 콘텐츠 창작자’라는 항목으로 분류된 정식 직업이다. 직업에 대한 인기도 높다. 교육부가 조사한 초등학생 장래 직업 순위에서 크리에이터는 2019년에 3위, 2020년과 지난해에는 각각 4위를 차지할 정도였다. 하지만 지난해 한국콘텐츠진흥원이 크리에이터를 대상으로 실시한 실태조사를 보면 직업의 ‘안정성’에 대한 만족도는 평균 2.48점으로 ‘활동’에 대한 평균 만족도(4.13)에 비해 매우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안정성에 대한 불안감은 경제적인 수익과 가장 관련이 높았다. 직장인과 달리 월 소득이 일정하게 유지되지 않고 경제 상황에 따라 흔들릴 수밖에 없다. 예술인처럼 개인적인 활동을 하는 창작집단에서 공통으로 나타나는 특징이다.


정 작가에게 크리에이터라는 직업인으로서 롱런할 수 있는 방법을 묻자 "자기가 정한 신념을 일관되게 지키는 게 중요하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수입이 제로(0)가 되는 한이 있더라도 만족하지 않는 제품은 절대 광고하지 않는다고 한다. 그는 "돈을 버는 것이 중요한 부분이긴 하지만, 광고를 많이 하게 되면 나뿐만 아니라 팬들도 피로도가 쌓이게 돼 창의성에 좋지 못할 수도 있다"면서 "각자 본인만의 가치관을 가지고 규칙을 만들면 좋을 것"이라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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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에이터와 직장인은 애초에 비교 대상이 될 수 없다는 게 정 작가의 견해다. 크리에이터는 혼자 기획부터 콘텐츠 생산, 그에 따르는 결과와 여론까지 본인이 온전히 다 끌어안아야 하기 때문이다. 경쟁도 치열하며 트렌드 변화에 빠르게 대응할 줄 알아야 한다. 최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타고 관련 영상이 유행처럼 번지며 젊은 세대의 공감을 얻고 있는 조용한 사직(퇴사)과는 분명 거리가 있다. 조용한 사직이란 실제 퇴사는 하지 않지만 직장에서 마음이 떠나 정해진 업무 시간에 정해진 일만 하는 태도를 말한다. 정 작가에게 조용한 사직을 하며 크리에이터를 준비할 수 있을지에 대해 묻자 "요즘 친구들 참 똑똑한 것 같네요. 저도 그랬다면 ‘회사 생활을 좀 더 할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면서도 "크리에이터는 본인이 곧 회사이자 직원"이라고 답했다.

끝으로 정 작가는 젊은 세대들을 향해 이같이 말했다. "여러 방면에서 삶의 의미를 찾는 것은 똑똑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기왕이면 그 삶의 의미를 인스타그램에 사진을 남기기 위함이 아닌 자기 탐색에서 찾았으면 하는 바람이 있네요. 겉만 치장하는 건 한계가 있어요. 결국 중요한 건 알맹이더라고요."


김보경 기자 bkly47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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