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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근지옥 해방일지]⑭‘크로스레일 효과’ 톡톡히 본 런던 외곽… 집값 3배 넘게 뛴 곳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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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근지옥 해방일지]⑭‘크로스레일 효과’ 톡톡히 본 런던 외곽… 집값 3배 넘게 뛴 곳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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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류태민 기자] ‘영국판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로 불리는 크로스레일(Crossrail) 엘리자베스 라인이 지난 5월 개통했다. 2009년 본격 착공에 들어간 지 13여년 만이다. 한국에서는 2019년부터 GTX 착공이 본격화되자 개통 이후 수혜를 보는 지역에서 집값이 천정부지로 치솟기 시작했다. 이는 영국 런던도 마찬가지다. 크로스레일 개통으로 교통망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자 수혜지역에 대규모 주택공급이 이뤄지고, 런던 중심부·외곽 가릴 것 없이 집값이 치솟았다.


10월 6일(현지시간) 오전 영국 런던 크로스레일 엘리자베스 라인 열차 내 전경.(사진=류태민 기자)

10월 6일(현지시간) 오전 영국 런던 크로스레일 엘리자베스 라인 열차 내 전경.(사진=류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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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스레일은 런던 서부 리딩과 히스로공항에서 런던 도심과 금융가를 거쳐 동부로 이어지는 광역급행철도 사업이다. 총 길이 118km, 41개 역으로 구성되며 대부분 구간은 기존의 영국 철도와 노선을 공유하고 있다. 총 사업비만 해도 190억파운드(약 30조원)에 이른다.

속도가 빠른 게 강점이다. 열차는 최고 시속 120~140km에 달한다. 서울 지하철 평균 속도(29.3~35.9km/h)의 3~4배 수준이고, 9호선 급행(46.8km/h)보다 2배 이상 빠르다. 이용료도 일반 런던 지하철과 비슷해 시민들에게 큰 부담을 주지 않는다. 특히 런던의 양대 금융중심지로 꼽히는 카나리 워프(Canary Wharf)와 도심 한복판인 패링던(Farringdon)역을 지나치다보니 통근하는 직장인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영국 런던 울리치 일대 주택가 전경(사진=류태민 기자)

영국 런던 울리치 일대 주택가 전경(사진=류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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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집값 상승이다. 런던 부동산 중개업체 벤헴앤리브스(Benham&Reeves)가 지난 5월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크로스레일이 처음 발표된 이후 수혜지역은 집값이 최대 3배 넘는 가격이 됐다. 이 조사에 의하면 엘리자베스 라인이 지나는 도심 지역 토트넘 코트 로드(Tottenham Court Road)는 2008년 8월 평균 집값이 72만5603파운드에서 지난 5월 228만5739파운드로 156만136파운드(215%) 상승했다. 이는 해당 자치구인 웨스트민스터(Westminster)의 평균 상승률(52%)보다 163% 높은 상승률을 기록한 셈이다.


런던 외곽지역도 마찬가지다. 런던 남동쪽에 위치한 울리치(Woolwich)의 경우 같은 기간 동안 평균 집값이 18만1022파운드에서 41만3360파운드로 23만2338파운드(128%) 올랐다. 런던 북동쪽에 자리 잡은 세븐킹즈(Seven Kings)의 경우 해당 기간 동안 25만4328파운드에서 54만8526파운드로 29만4198파운드(116%) 상승했고, 인근에 위치한 롬포드(Romford) 지역도 19만9635파운드에서 42만3740파운드로 22만4105파운드(112%) 값이 뛰었다. 벤헴앤리브스 관계자는 "크로스레일 사업이 몇 차례 지연됐음에도 불구하고 수혜지역의 집값은 꾸준히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라며 "여전히 교통호재 여파가 남아있기 때문에 앞으로도 가격은 더욱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라고 말했다.

영국 런던 울리치 일대 주택가 전경. 지하철역 인근 신축 대형주택단지가 줄지어 자리잡고 있다. (사진=류태민 기자)

영국 런던 울리치 일대 주택가 전경. 지하철역 인근 신축 대형주택단지가 줄지어 자리잡고 있다. (사진=류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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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6일(현지시간) 기자가 크로스레일을 이용해 금융중심지 카나리 워프에서 대표적인 수혜지역으로 꼽히는 울리치를 이동해보니 14분 남짓 걸렸다. 지하철역 인근에는 새로 들어선 대형주택단지가 빽빽이 자리 잡고 있었다.


현지 중개업소를 방문하자 평일 오후 시간임에도 집을 보러온 사람들이 여럿 눈에 띄었다. 맨컨트리와이드(Manncountrywide)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인 알렉스 모론 씨는 "크로스레일이 들어선다고 발표난 이후 카나리 워프로 출퇴근하는 직장인 수요가 크게 몰리고 있다"라며 "교통편이 좋지 않은 런던 외곽에서 이곳으로 이사 오려는 이들이 대부분"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지난 5월 개통이 예정되자 4월부터 급격한 가격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라며 "울리치 뿐만 아니라 인근에 위치한 애비우드(Abbey wood) 역 인근 주택들은 대부분 아직 건설이 끝나지 않았는데도 입주 예약이 완료된 상태"라고 말했다.


이러한 집값 급등 현상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로빈 힉맨(Robin Hickman) 런던대 도시계획학과 교수는 "이미 런던 집값이 가파르게 오르고 있어 사회적인 문제로 여겨지는 상황"이라며 "여기에 크로스레일이 개통되면서 집값 상승을 더욱 가속화 시키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교통망이 확충된 지역의 주택가격이 크게 오르며 저소득층이 집을 구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정부 차원에서 사회주택을 더욱 확충해 이러한 문제점을 해소할 필요가 있다"라고 설명했다.



※본 기획물은 정부광고 수수료로 조성된 언론진흥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류태민 기자 righ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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