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총리, 전현희 위원장에 "공무원, 엄정한 중립 지켜야" 경고

한덕수 국무총리가 16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머리카락을 넘기고 있다. 2022.8.16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세종=손선희 기자] 한덕수 국무총리는 16일 여권의 사퇴 압력에 강하게 반발하고 나선 전현희 국민권익위원장에 대해 "공무원은 장관이라도 정치적 중립을, 적어도 그 자리에 있는 동안은 지켜야 한다"며 "정치를 너무 입에 올리는 것은 엄정한 중립을 지켜야 할 공무원으로서는 (적절치 않으니) 조금 자제하는 것이 좋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 총리는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거취 압박을 받고 있는 전 위원장이 '정치 탄압'을 주장하고 나선 데 대한 견해를 묻는 질문에 "공무원으로서 너무 정치를 많이 말하는 것은 우리가 이해할 수 있는 범위는 아니지 않나 싶다"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전 위원장은 이날 오전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자신을 향한 특별감사와 관련 "조직적 감사"라며 "수사를 통해 진상 규명이 필요하다"고 주장한 데 대해 정면 비판한 것이다. 정권교체 이후 꾸준히 사퇴 압력을 받아온 전 위원장은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국무회의 참석 명단에서 배제되 회의에 참석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아울러 최근 장관급 인사임에도 불구 근태를 문제삼아 감사원 측이 특별감사에 나서면서 '전 정권 인사 찍어내기'란 의혹이 커졌다.

다만 한 총리는 전 위원장의 주장에 공감하지 않는다는 뜻을 표하면서도, 전 위원장을 포함해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 등 전 정부에서 임명된 위원장들에 대한 임기보장 문제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결정된 바가 없다"고 말을 아꼈다.

17일이면 윤석열 정부 출범 100일을 맞는다. 지난 100일에 대한 평가를 묻는 질문에 한 총리는 "점수는 못매기겠다"면서도 "가끔은 정책을 하는데 있어서 너무나 사회적 합의에 사전적 준비를 더 해야되는 것 아니냐란 말씀을 충분히 듣겠다"고 말했다. 최근 박순애 전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의 '만 5세 입학 논란'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관련해 한 총리는 "120개 국정과제를 하는데 있어 국민들이 '이건 너무 새로운 얘기'라고 느끼지 않도록 미리미리 필요한 과제를 공개 토론하고 언론도 참여하도록 염두에 두자고 특별 지시했다"고 전했다. 이를 위해 한 총리는 이번 주를 시작으로 향후 매주 언론과 만나 국정 현안을 설명하는 자리를 가질 계획이다.

전날 윤석열 대통령이 제77주년 광복절 기념사에서 북한의 비핵화 정책인 '담대한 구상'을 제안한 것에 대해서는 "정부는 언제라도 여건이 되면 담대한 계획을 갖고 북한과 대화하겠다는 것"이라며 "대화의 중요한 파트(부분)는 핵문제에 대해 적절한 조치로, 그런 정책은 미국 등 관련국과도 상당히 협의를 해 온 상황"이라고 말했다.

세종=손선희 기자 sheeson@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