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재료연구원, 본체·배터리 동시 활용 가능한 다기능성 탄소나노튜브섬유 개발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21세기 탄소 중립 시대의 친환경 교통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는 전기차ㆍ드론의 핵심 부품은 배터리다. 그런데 국내 연구진이 배터리없이 본체에 전기를 저장했다가 쓸 수 있는 기초 소재를 개발했다. 비용 및 자원을 절약하고 경량화ㆍ이동거리 증가로 이어질 수 있어 주목되는 기술이다.
한국재료연구원(KIMS)은 김태훈 복합재료연구본부 기능복합재료연구실 박사 연구팀이 양승재 인하대 교수 연구팀과 함께 기존의 고강도 특성에다 많은 양의 전기를 저장할 수 있도록 개량한 '다기능성 탄소나노튜브 섬유'를 세계 최초로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고 10일 밝혔다.
현재 사용 중인 에너지 저장 및 구조용 소재는 고강도 또는 고에너지 저장 기능 중 한 가지 특성만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즉 리튬이온 이차전지의 경우 전기를 저장할 수 있지만 그 자체로는 기계적인 부하를 견딜 수 없다. 반면에 철ㆍ알루미늄와 기존의 단일 기능 탄소나노튜브 섬유 등은 튼튼해서 자동차 본체, 외부 등 구조 소재로 사용 가능하지만 에너지는 저장할 수 없었다.
연구팀이 개발한 다기능 탄소나노섬유는 가볍고 튼튼해 외장ㆍ본체 등의 소재로도 사용가능한 동시에 전기 전도도 우수해 배터리를 대체하는 에너지 저장장치로도 사용할 수 있다.
연구팀은 탄소나노튜브 섬유에 표면처리를 한 후, 다공성 탄소를 성장시켜 고강도 섬유형 슈퍼커패시터(super capacitor)를 제작했다. 이를 통해 탄소나노튜브 섬유의 강도를 유지하면서 동시에 에너지 저장 특성까지 부여된 새로운 섬유형 소재를 합성할 수 있었다. 개발된 섬유형 슈퍼커패시터는 무거운 무게를 지지하는 중에도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있음을 확인했다. 얇은 실처럼 생긴 섬유형 슈퍼커패시터가 10㎏의 무게를 지지하면서도 정상적으로 충전 및 방전이 가능했다.
기존의 기술은 배터리와 하중을 지지하는 소재가 개별적으로 존재해야 했지만, 본 연구를 통해 개발된 소재는 두 가지 소재를 하나로 대체할 수 있다. 향후 경량화용 소재 개발에 새로운 방향을 제시했다는 측면에서 그 의미가 크다. 특히, 다기능성 탄소나노튜브 섬유 기술은 경량화가 요구되는 전기자동차, 드론 및 우주ㆍ항공 분야에서의 활용이 기대된다. 탄소나노튜브 섬유는 차세대 신소재로 주목받고 있으며, 실제 양산을 통해 제품에 적용하고 있는 기업은 미국에 단 한 곳만 존재하고 있다. 이번 연구 결과로 국산화에 의한 향후 수입 대체 효과는 물론, 해외로의 수출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 박사는 "차량 및 드론 등의 외피로 적용시켜 기존의 배터리를 제거함으로써 경량화가 가능해지고 이동 거리를 증가시킬 수 있다"면서 "가볍고 기계적인 강도가 우수하며 전기전도성이 좋아 배터리 소재로 사용이 가능한 새로운 소재가 요구됐고 이에 해당하는 유일한 소재가 바로 탄소나노튜브 섬유였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다기능성 탄소나노튜브 섬유를 활용할 경우, 드론 등 미래 모빌리티의 주행거리 향상에도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다"며 "향후 에너지 저장 소재 뿐만 아니라, 경량ㆍ고강도ㆍ고전도성 특성을 필요로 하는 우주ㆍ항공ㆍ국방 분야에도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이 소재를 방탄ㆍ초경량 복합소재 등에 활용하는 후속 연구와 CNT섬유의 대량생산 및 전자파 차폐용 CNT섬유 개발 등을 함께 진행 중이다.
이번 연구 결과는 지난 5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에 게재됐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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