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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때 “남친이 성관계 소문냈다”며 거짓말로 맞대응… 뒤늦게 재판行 [서초동 법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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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간 당했다"고 허위사실 유포… 당시 사과했지만 3년 뒤 명예훼손 형사재판
피고인 "남학생들 단체 채팅방서 성적대상화… 법 몰랐고 두려움에 범행"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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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대현 기자] "남자친구에게 화장실에서 강간을 당했어." "피임도구를 꼈다고 (나를) 속였어." "불법 구매대행으로 피임약을 사먹고 아이를 지웠어."


2017년 여름. 고등학교 2학년이던 A씨가 학교 친구들에게 당시 남자친구 B씨에 대해 이같이 거짓말들을 쏟아냈다. 대학생이 된 A씨는 3년 뒤 21세의 나이에 허위사실 유포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수사를 받고 형사재판에 넘겨졌다.

지난달 18일 서울중앙지법 5층의 한 법정에서 A씨의 결심공판이 열렸다. "고등학생 때 잘못을 모두 인정하고 있습니다. 그때 어려서 두려움이 컸고, 법에 대해 인지하지 못한 상태에서 거짓말을 하게 됐습니다. 죄송합니다." A씨는 연거푸 고개를 숙이며 선처를 호소했다.


A씨와 변호인의 주장에 따르면, A씨는 당시 같은 학교 남학생들이 자신을 두고 음담패설을 일삼고 있다고 생각해 허위사실을 유포한 것이었다. B씨가 자신과 성관계를 했다는 소문을 낸 뒤였고, 이후 남학생들은 단체 채팅방 등에서 자신에 대한 성적대상화를 이어갔다는 취지다.


또한 당시 B씨 측에서 허위사실 유포에 의한 명예훼손이라며 강하게 반발했고, A씨가 B씨 가족 앞에서 사죄하면서 당시 상황은 일단락됐다고 법정에서 진술했다. 그로부터 3년이 지나 대학생이 된 A씨를 상대로 B씨 측에서 소송을 제기했다는 것.

A씨의 변호인도 "피고인은 당시 미성년자였고, 구설에 오르자 관련법을 모른 채 스스로를 보호하려고 범행을 저지른 것이다. 재차 피해자에게 사과하고 최대한 합의를 위해 노력 중이다"며 "여학생으로선 참고 견디기 어려운 상황이었지만, 이를 버텨내고 꿋꿋하게 대학에 입학해 성실히 살아가고 있는 만큼 최대한 선처해달라"고 최후변론을 했다.


현행 형법 제307조 2항은 '공연히 허위의 사실을 적시해 사람의 명예를 훼손한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검사는 A씨에게 벌금 100만원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이 사건 심리를 맡은 서울중앙지법 형사7단독 강혁성 부장판사는 변론 절차를 모두 마무리하고 선고기일을 오는 18일로 잡았다.




김대현 기자 kd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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